나의 이야기
비내섬(忠州)
영대디강
2021. 1. 17. 05:35
비내섬은 충청북도 충주시 앙성면 조천리에 있는 갈대 섬이다. 남한강에 99만2000m2 면적으로 축구장 138배의 크기라 한다. 이곳에서는 예전에 갈대를 ‘베어(비어)내’로 표현하여 갈대강에 생긴 섬이라서 비내섬이라 부른단다.
이곳은 인공 구조물이 아무것도 없다.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흐르는 물소리와 드넓게 펼쳐진 갈대 숲의 서걱이는 자연의 소리만 가득한 습지보호구역이라 소리의 섬이라고 이름하였나보다.
아마도 드라마의 소품이었을 듯 알록달록한 손수레가 이곳이 영화 촬영지였음을 알려주고 있다. 나루터에 누가 끌고가려다가 그냥 놓아둔 거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사진촬영을 위한 포토존 소품이라고 한다.
비내섬을 배경으로 촬영된 드라마와 영화는 '사랑의 불시착'을 비롯해서 근초고왕, 광개토대왕, 권우치, 불의 여신 정이, 정도전, 육룡이 나르샤, 징비록, 삼총사, 서부전선, 수백향 등이 있다며 입구에 안내 표지판으로 세워놨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두 발로 걷는 것만 허용되고, 차랑진입과 캠핑이나 야영 및 수렵과 식물 채취 등의 모든 행위가 불법이라는 오직 자연친화적 공간뿐이라서, 걷는 길에는 구간별 안내 표지판 조차도 세워져 있지 않는데, 뜬금없이 영화촬영장이라는 안내판이 중간에 화살표로 나타나서 놀라게 된다.
"갈대는 /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 그는 몰랐다."
신경림 ‘갈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