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에들어서면 법화산 등산로 구간안내도가세워져있다. 8개의등산로를표시해놓았다. 1구간은죽전야외음악당에서법화산정상까지3.9Km, 2구간은연인부부인묘에서천주교용인공원묘원까지1.3km, 3구간은한국미술관에서천주교용인공원묘원까지1.6km, 4구간은칼빈대학교에서법화산정상까지2.1 km, 5구간은구성동행정복지센터에서법화산정상까지3.2 km, 6구간은언동초등학교에서법화산정상까지1.2 km, 7구간은풀벌레공원에서법화산정상까지1.2 km, 8구간은꽃내음공원에서법화산정상까지1.5 km이다. 오늘걷기로한길은지도에 '임도둘레길'이라고표기되어있다. 이곳은 칼빈대학예배당이 있는 경기도용인시기흥구마북로 184 칼빈대학교공용주차장에서출발한다.
개혁신학의 요람 칼빈대학교(칼빈大學校, Calvin University)는개신교계열사립대학으로 신학대학교가아닌 4년제종합대학교이다.1954년 7월 28일대한예수교장로회제39회총회의의결에의하여목회자양성기관인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야간신학교로부터시작되었다. 1997년 1월 3일초대총장이 취임하였고, 같은해 3월 1일개교하였다. 신학과도있고실용음학과, 드론학과, 반려동물학과등 8개전공학과가있다. 일반대학원과신학대학원이있고국제교육원등 4개대학원이있다고한다. 캠퍼스가 아담하고조용하다. 인근주민들과등산객들이학교안에차를세워두고법화산을오르거나둘레길을걷는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조금만오르면둘레길로 걸어가는길과정상으로올라가는등산로가갈라진다. 오늘 걷는 발걸음이 만보걷기의 단순한 목적이므로 <법화산둘레길>이라고표기된안내판을따라 느릿느릿 걷기시작했다. 여기서부터 둘레길 종점(마북교차로)까지는 약 5km이며, 소요시간은 편도 1시간 30분이며 돌아오면 약 3시간 정도라서 가벼운 출발이다.
조금 걷다보니 법화산 맨발 산책로를 만난다. 맨발로 걷기 좋은 마사토 흙길이란다. 이곳 산책로 2.6㎞ 구간에 마사토 흙길을 만들고, 간이 세족장(발 씻는 곳)과 신발보관함, 데크로 이뤄진 맨발 쉼터 등을 마련했다. 산책로 옆에는 배수로도 만들어 빗물에 흙이 씻겨내려 가지 않도록 넓고 단단하게 만들어 놓았다.
마사토라는명칭은일본어真砂土('마사도' 또는 '마사츠치'로발음함)에서흙토(土)를한국한자음으로읽은것으로, 표준국어대사전에는등재되어있지않다. 국내에서는眞 (참진) 대신磨(갈마) 자를써서마사토(磨砂土)라고한자표기하는경우도있으나취음으로추정된다. 농촌진흥청의2014년보도자료중에서마사토를표준어인 '석비레'의잘못된표현으로소개한사례로보아농촌진흥청측에서는한때마사토를석비레로순화하려고시도한듯보이나,널리쓰이지는않고있다.
법화산 맨발산책로는 용인 시민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법화산 임도길을 활용하여 조성한 맨발 산책로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맨발 걷기는 발바닥이 땅에 맞닿는 순간의 접지 효과로 몸 속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맑은 공기를 마시고 햇볕을 쬐면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 분비도 촉진된다고 한다.
많은 시민들이 이 산책로에 맨발로 걷거나 또는 양말을 신은 채 걷는 모습을 마주치게 된다. 나도 역시 맨발로 걷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그래볼까 했지만, 대다수의 맨발걷기 시민들이 벗은 신발을 손에 들고 걷는 모습이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져서 그냥 신발을 신은채로 걸었다. 그래도 좋았다. 평탄하게 뻗은 그늘진 숲길을 걸으며 사각거리는 모래알 밟는소리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보내는 작은 희열을 맛볼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발바닥 쉼터에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신발장이 마련되어 있다. 자율보관신발장이라고4단으로 만들어 세운 신발장 위에는분실시책임지지않는다는문구도 있다. 맨발로걷고간단히발을 털며세족할수 있는공간이란다. 산림보전을위해별도수도시설 등의세족시설이없으므로, 필요시개인손수건등을활용해 달라는 그런 내용이 보인다.
산책인들의 쉼터로 만들어 놓은 정자다. 정자 주변의 체육시설에서는 주민들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는 건강한 모습들을 바라보며, 지난주 무제봉에서 만났던 생거진천이 이곳 법화산에도 있어서 이곳도 역시 생거용인이구나 그런 생각도 했다.
조금더 걷다보니전망대데크같은시설물이눈에들어왔다. 산정상도아닌데 이곳에 왜 전망대를만들어놨을까의아해하며 데크위에서 바라보니탁트인 푸르름이 한눈에들어온다. 마북동연구단지와멀리죽전방향으로시원하게펼쳐지며 아름다운 금수강산의 기가막힌 전경이 쫘악 펼쳐진다. 여기가 바로 용인이다.
무심하게 걷다보니 길가에 고목옆에서 우산처럼 하얗게 우뚝 선 버섯이 보인다. 일명 '버섯'이라고부르는볼수있고, 먹을수있는모습의덩어리는버섯의 '자실체'라고한다. 자실체는식물로치면꽃에해당한다고할수있다. 식물의꽃이잠시피었다열매를맺고사라지듯, 버섯도마찬가지이다. 유년시절의 기억을 소환해보면 색깔이아름다우면 무조건 독버섯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참으로 아름답다.
맨발걷기 코스의 종점까지 왔다. 9월에도 아직은 무척 덥다. 원래 9월의 기온은 6월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라는데, 요즘 밤에는 그래도 초가을 날씨처럼 시원함을 느낄 수 있지만, 낮에는 여전히 서늘함을 맛볼 수 없이 무더운 한여름의 날씨이다. 온몸이 땀에 젖은채로 온길을 다시 돌아서 간다. 높이가해발 385.2m로그리높지않은 법화산인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포기하고 산책로를 따라 다시 걷는다.
이 산의 어디쯤에서 내려오는지 알 수 없지만 간이세족장을 향하여 길게 내려온 호스에서 세차게 흐르는 물빛이 아름답다. 그 작은 물빛만 바라봐도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오늘 만보걷기 걸음의 목표치를 확인하기 위하여 스마트폰을 열어 숫자를 보니, 만보기에 찍힌 숫자는 15,459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