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나의 이야기

법화산 둘레길(龍仁)

영대디강 2023. 9. 10. 05:02

입구에 들어서면 법화산 등산로 구간 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8개의 등산로를 표시해 놓았다1구간은 죽전야외음악당에서 법화산정상까지 3.9Km, 2구간은 연인부부인묘에서 천주교 용인공원묘원까지 1.3km, 3구간은 한국미술관에서 천주교 용인공원묘원까지 1.6km, 4구간은 칼빈대학교에서 법화산 정상까지 2.1 km, 5구간은 구성동행정복지센터에서 법화산정상까지 3.2 km, 6구간은 언동초등학교에서 법화산정상까지 1.2 km, 7구간은 풀벌레공원에서 법화산정상까지 1.2 km, 8구간은 꽃내음공원에서 법화산정상까지 1.5 km이다. 오늘 걷기로 길은 지도에 '임도 둘레길'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이곳은 칼빈대학예배당이 있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로 184 칼빈대학교 공용주차장에서 출발한다.

개혁신학의 요람 칼빈대학교(칼빈大學校Calvin University) 개신교 계열 사립대학으로 신학대학교가 아닌 4년제 종합대학교이다. 1954 7 28 대한예수교장로회 39 총회의 의결에 의하여 목회자 양성 기관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야간신학교로부터 시작되었다. 1997 1 3 초대 총장이 취임하였고, 같은 3 1 개교하였다신학과도 있고 실용음학과, 드론학과, 반려동물학과 8 전공학과가 있다. 일반 대학원과 신학대학원이 있고 국제교육원 4 대학원이 있다고 한다. 캠퍼스가 아담하 조용하다. 인근 주민들과 등산객들이 학교안에 차를 세워두고 법화산을 오르거나 둘레길을 걷는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조금만 오르면 둘레길로 걸어가는 길과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갈라진다. 오늘 걷는 발걸음이 만보걷기의 단순한 목적이므로 <법화산 둘레길>이라고 표기된 안내판을 따라 느릿느릿 걷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둘레길 종점(마북교차로)까지는 5km이며, 소요시간은 편도 1시간 30분이며 돌아오면 약 3시간 정도라서 가벼운 출발이.

조금 걷다보니 법화산 맨발 산책로를 만난다. 맨발로 걷기 좋은 마사토 흙길이란다. 이곳 산책로 2.6㎞ 구간에 마사토 흙길을 만들고, 간이 세족장(발 씻는 곳)과 신발보관함, 데크로 이뤄진 맨발 쉼터 등을 마련했다. 산책로 옆에는 배수로도 만들어 빗물에 흙이 씻겨내려 가지 않도록 넓고 단단하게 만들어 놓았다.

마사토라는 명칭은 일본어 砂土('마사도' 또는 '마사츠치' 발음함)에서 흙토() 한국 한자음으로 읽은 것으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등재되어 있지 않다. 국내에서는  (참진) 대신 (갈마) 자를 써서 마사토(磨砂土)라고 한자 표기하는 경우도 있으나 취음으로 추정된다. 농촌진흥청의 2014 보도자료 중에서 마사토를 표준어인 '석비레' 잘못된 표현으로 소개한 사례로 보아 농촌진흥청 측에서는 한때 마사토를 석비레로 순화하려고 시도한 보이나, 널리 쓰이지는 않고 있다.

법화산 맨발산책로는 용인 시민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법화산 임도길을 활용하여 조성한 맨발 산책로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맨발 걷기는 발바닥이 땅에 맞닿는 순간의 접지 효과로 몸 속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맑은 공기를 마시고 햇볕을 쬐면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 분비도 촉진된다고 한다.

많은 시민들이 이 산책로에 맨발로 걷거나 또는 양말을 신은 채 걷는 모습을 마주치게 된다. 나도 역시 맨발로 걷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그래볼까 했지만, 대다수의 맨발걷기 시민들이 벗은 신발을 손에 들고 걷는 모습이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져서 그냥 신발을 신은채로 걸었다. 그래도 좋았다. 평탄하게 뻗은 그늘진 숲길을 걸으며 사각거리는 모래알 밟는소리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보내는 작은 희열을 맛볼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발바닥 쉼터에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신발장이 마련되어 있다. 자율보관 신발장이라고 4단으로 만들어 세운 신발장 위에는 분실 책임지지 않는다는 문구도맨발로 걷고 간단히 발을 세족할 공간이란다. 산림보전을 위해 별도 수도시설 등의 세족시설이 없으므로, 필요시 개인 손수건등을 활용해 달라는 그런 내용이 보인다.

산책인들의 쉼터로 만들어 놓은 정자다. 정자 주변의 체육시설에서는 주민들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는 건강한 모습들을 바라보며, 지난주 무제봉에서 만났던 생거진천이 이곳 법화산에도 있어서 이곳도 역시 생거용인이구나 그런 생각도 했다. 

조금 보니 전망대 데크 같은 시설물이 눈에 들어왔다. 정상도 아닌데 이곳에 왜 전망대를 만들어 놨을까 의아해하며 데크위에서 바라보니  트인 푸르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북동 연구 단지와 멀리 죽전 방향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며 아름다운 금수강산의 기가막힌 전경이 쫘악 펼쳐진다. 여기가 바로 용인이다. 

용인시(龍仁市)에서 '()'자가 들어가게 유래에는 이런 설화가 내려온다. 용인시의 좌측으로는 투구봉이 있고 우측으로는 칼봉이 자리 잡고 있는데, 봉우리의 형상이 투구와 칼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투구봉과 칼봉 사이에는 넓은 터가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장군대지형의 '으로 믿고 있다. 장군이 무술을 연마하기에 알맞을 정도의 넓은 지형이다. 옛날에 남씨 문중에서 이곳에 묘를 썼는데, 얼마 있어 문중 가운데 집에서 아기장수를 낳았다. 아기는 낳은 사흘 만에 옆구리에 날개가 돋아났으며, 또한 장사여서 상대할 사람이 없었다.

아기장수가 태어날 무렵은 당파싸움이 치열하던 때로, 자신의 가문을 보존하기 위해 서로간에 암투가 끊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다른 집안 자제 가운데 훌륭하게 소지가 있는 아이가 있으면 아이는 물론 집안 전체를 몰살하였다. 열세에 몰려 있던 남씨 문중에선 아기장수가 태어난 것이 오히려 화근이 것이라고 불안해했다. 남씨 문중에서는 전체 회의를 열어 숙고한 끝에 아기장수가 성장하기 전에 처단할 것을 결의하였다. 워낙 힘이 센지라 여럿이 커다란 바위로 눌러 죽였다. 아기를 양지 쪽에 묻어 주려고 땅을 파보았더니 거기에서 투구와 칼이 나왔다고 한다.

한편 남씨 가문에서 아기장수가 태어날 장군대지형에서 마주 보이는 액교산에 있는 바위에서 용마(龍馬) 나와 울었다고 한다. 용마는 아기장수가 죽자 태울 주인이 없음을 슬퍼하며 성산(城山, 석성산) 향해 달려나갔다. 현재 고림리의 액교산에는 용마가 났다는 용마바위가 아직도 전하는데, 용마가 몸부림치며 울부짖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다고 한다. 이곳 지역은 이런 설화가 많다. 「고장군 묘소 전설」, 「아기장수와 용마바위」, 「유방리의 남씨네 아기장수」등이 내용이 비슷하다. 이것이 훗날에 조선시대의 남이장군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이런 전설들이 전해져 삼국시대의 구성현(駒城縣) 고려 용구현(龍駒縣)으로 바뀌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무심하게 걷다보니 길가에 고목옆에서 우산처럼 하얗게 우뚝 선 버섯이 보인다. 일명 '버섯'이라고 부르는  있고, 먹을 있는 모습의 덩어리는 버섯의 '자실체'라고 한다. 자실체는 식물로 치면  해당한다고 있다. 식물의 꽃이 잠시 피었다 열매를 맺고 사라지듯, 버섯도 마찬가지이다. 유년시절의 기억을 소환해보면 색깔이 아름다우면 무조건 독버섯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참으로 아름답다.

맨발걷기 코스의 종점까지 왔다. 9월에도 아직은 무척 덥다. 원래 9월의 기온은 6월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라는데, 요즘 밤에는 그래도 초가을 날씨처럼 시원함을 느낄 수 있지만, 낮에는 여전히 서늘함을 맛볼 수 없이 무더운 한여름의 날씨이다. 온몸이 땀에 젖은채로 온길을 다시 돌아서 간다. 높이가 해발 385.2m 그리 높지 않은 법화산인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포기하고 산책로를 따라 다시 걷는다.

이 산의 어디쯤에서 내려오는지 알 수 없지만 간이세족장을 향하여 길게 내려온 호스에서 세차게 흐르는 물빛이 아름답다. 그 작은 물빛만 바라봐도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오늘 만보걷기 걸음의 목표치를 확인하기 위하여 스마트폰을 열어 숫자를 보니, 만보기에 찍힌 숫자는 15,459이다. 

용인의 서북부지역에 위치한 법화산은 수지구 단국대학교에서 나오는 내대지천이 탄천 (炭川) 발원지가 된다. 용인 북부지역 기흥구 마북천' 청덕천에 흐르는 물도 탄천의의 물길이 되고 기흥구 마북동에는 구한말 을사늑약에 항거해 자결한 충정공 민영환의 묘와 병자호란 3학사의 사람인 충렬공 오달제의 , 연안부부인 전씨 (延安府夫人田氏墓) 등이 있다.

법화산(法華山) 용인시에 있는 385.2m 산이다천태교학(天台敎學) 법화경에서 유래되었다. 법화산은 주변의 형세가 타지역보다 높아 여러 신하가 임금에게 조례를 올리는 군신봉조형(群臣奉朝形) 같다는 전설처럼 예로부터 명당보국(明堂保局) 길지로 알려진 곳이다.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등뼈를 이루는 산줄기로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동쪽 해안선을 끼고 남으로 맥을 뻗어 태백산에 이르며, 산줄기에 의해 끊임없이 이어진 산지능선을 말한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탄여울공원(華城)  (41) 2023.09.24
서리풀 공원(瑞草)  (45) 2023.09.17
표암봉(慶州)  (33) 2023.09.03
무제봉(鎭川)  (30) 2023.08.27
대부도 산림욕장(安山)  (19) 2023.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