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대디강
2021. 8. 8. 06:16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산막이 옛길 근처에 조성된 양반길에 있는 계곡으로 걸어 들어갔다 . 갈론계곡 ( 갈은구곡 ) 은 칠성면에서 괴산수력발전소를 지나 12km 정도 들어서면 갈론이란 마을에 이르게 된다 . 코로나 19 로 인하여 사람간의 접촉이 작은 비대면 여행지로 한국관광공사에서 추천한 7 곳의 여행지 중 첫번째로 소개된 곳이다 .
갈은구곡 주변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거침없이 흐르는 시원한 물줄기는 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한다 . 아직까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으로 마당바위 , 병풍바위 , 형제바위 등 3km 의 계곡엔 옥빛 물과 바위가 이루어 낸 풍광이 아직도 수줍은 듯 얼굴을 가리우고 있다 .
크게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기암과 괴석의 산답게 소나무가 적절하게 어울어져 볼거리가 많은 산이다 . 특히 하산길에 만나는 갈은구곡 ( 갈론계곡 ) 은 아홉곳의 명소가 있다고 해서 갈론구곡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제 1 곡 갈은동문 ( 葛隱洞門 ) , 제 2 곡 갈천정 ( 葛天亭 ), 제 3 곡 강선대 ( 降僊臺 ), 제 4 곡 옥류벽 ( 玉溜壁 ), 제 5 곡 금병 ( 錦屛 ), 제 6 곡 귀암 ( 龜巖 ), 제 7 곡 고송유수재 ( 古松流水齋 ), 제 8 곡 칠학동천 ( 七鶴洞天 ), 제 9 곡 선국암 ( 仙局岩 ) 이다 .
깃대종 (flagship species) 은 유엔환경계획 이 만든 개념으로서 , 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주요 동 · 식물을 뜻한다 . ' 깃대 ' 라는 단어는 해당 지역 생태계 회복의 개척자적인 이미지를 부여한 상징적 표현이다 . 망개나무 (Berchemia berchemiaefolia 천연기념물 제 207 호 , 제 266 호 ) 는 충북 및 경북 ( 속리산 , 월악산 , 주왕산 등 ) 의 흙이 많지 않은 바위지대에서 자라며 , 나무가 매끈하고 불에 잘 타기 때문에 과거 농업용 도구를 만들거나 땔감으로 사용된다 . 하늘다람쥐 (Pteromys volans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 . 천연기념물 제 328 호 ) 는 다람쥐 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 하늘 ' 다람쥐라는 이름답게 글라이더 와 흡사한 모습으로 비행한다는 것이다 . 슈가글라이더 와도 흡사한 외형을 지니고 있으며 전투기 편대가 비행하는 모습을 보면 새떼가 무리지어 비행하는 형상과 흡사하고 , 하늘다람쥐는 글라이더의 활강과 흡사한 점이 흥미롭다 .
한국팔경 중의 하나인 속리산은 태백산맥에서 남서방향으로 뻗어 나오는 소백산맥 줄기 가운데 위치하고 있으며 , 남북으로 백두 대간이 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천왕봉에서 한남금북 정맥이 분기하고 있으며 , 행정구역상으로 충북 보은군 , 괴산군 , 경북 상주시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
부러진 나무 ( 풍도목 ) 중 뿌리채 뽑힌 나무의 처리 시 풍도목에 올라가지 않는다 . 병원균 ( 病原菌 ) 은 가지절단부나 새 . 곤충에 의한 상처를 통하여 심재부 ( 心材部 ) 로 침입하여 목질부를 부후 ( 腐朽 ) 시키며 침 . 활엽수를 모두 침해한다 . 병든 나무는 급격히 고사하지는 않지만 강풍에 의해 병든 부분이 부러지기 쉬우며 고사목이나 풍도목 ( 風倒木 ) 에도 침입하는데 , 심재부 구별없이 고사시키나 볼거리를 제공한다 .
계곡 인근에 갈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살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갈론계곡은 아홉 곳의 명소가 있다고 해서 갈론구곡이라 부르기도 한다 . 골이 깊기로 소문난 괴산에서도 가장 깊은 곳이라 할 만큼 깊숙히 들어가 있는 계곡이어서 아직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 호젓한 계곡이다 . 유리알같이 맑은 계곡이 곳곳에 비경을 만들고 있으며 물놀이하기에도 좋은 계곡이다 .
속리산에 들어가면 속세를 잊게 된다 . 산과 산들이 겹겹이 펼쳐놓은 절경을 통해 속세의 아름다움도 더불어 깨닫게 되는 산 또한 속리산이다 . 속리산 국립공원은 봄 , 여름 , 가을 , 겨울의 특징이 뚜렷이 드러나는 곳이다 . 속리산이라 그런지 인적이 없다.
충북에는 빼어난 산과 깨끗한 계곡이 많지만 오붓하고 사람에 치이지 않을 정도로 여유가 있는 맑은 계곡과 적당한 높이의 산행까지 가능한 곳이 있다 . 옥녀봉 아래로 갈론구곡 ( 갈은계곡 ) 이 흘러 산행과 계곡트래킹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최근에 여름 산행지로 , 여행지로 몸값을 올리고 있다.
600 여년전 괴산에 살았다는 한 선비가 남긴 시가 한편 있다 . “ 옛 절은 적막하나 층층마다 산을 대하여 있고 , 숲 사이 물길 안개 속에 있는데 낮이 고요하니 이끼 낀 문이 닫혔어라 . 돌탑에 해지도록 세상 일 생각하니 산 빛은 푸르러 옷을 적시려 하네 .” 계곡 입구에 쌓아놓은 자그만한 돌탑이 귀엽다.
좁은 길을 따라 오르면 맑은 물 , 고운 모래 , 기암절벽 등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 그저 탄성이 절로 나오는 바위들이 올라오느라 고생했다는 듯 곳곳에서 반겨준다.
개울가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흐르는 이토록 더운날에, 가파른 산길을 오르려니 비오듯 흐르는 땀을 어쩌지 못하고, 그냥 주저앉아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땀범벅 머리통에 유리알같은 계곡의 찬물을 끼얹어 본다. 정말 시원하다. 배고픔을 참고 견디다가 밥을 마주한 듯 그만큼이나 반갑고 고맙다.
아가봉 ( 雅佳峰 ) 은 어린 아이가 아니라 , 무척 아름다운 봉우리라는 뜻으로 예쁠娥, 아름다울佳 자를 쓰는 아가봉 , 예전 성재봉이란 이름보다는 더 쉽고 의미있어 정말 예쁘고 아름다워 보인다 . 아가봉은 아가등산회에서 이곳에 표지석을 세우면서 이름이 된 아가봉 ( 雅佳峰 )이란다.
속리산국립공원의 특징인 표지목이 옥녀봉을 가리킨다. 여기서 올라가면 옥녀봉이고, 내려가면 갈론계곡이란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녀봉까지 정확하게 거리가 얼마되는지 조금은 궁금하다.
갈론계곡 ( 갈은계곡 ) 은 골이 깊기로 소문나 괴산군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아직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은 호젓한 곳이다 . 계곡에 흐르는 물이 유리알같이 맑아서 그냥 한웅큼 쥐어 입안에 담아넣고 싶기도 한 맑은 곳이다 . 지금은 가뭄이 심해서 그런지 계곡물이 그리 많지 않다 .
속리산국립공원 및 주변은 고생대층 , 중생대의 화성암류 , 신생대의 고기하성층과 충적층이 분포하고 있다 . 고생대층으로는 저변성작용을 받은 변성퇴적암류로 화전리층과 황강리층이 분포하고 있고 , 특히 황강리층은 군자산 일대와 소금강 일대에 널리 분포하여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이루고 있다 . 중생대의 화성암류 중 반상화강암은 공원의 중북부지역에 주로 분포하고 있어 , 화양계곡의 파천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
궁금했던 거리 표지판이 나타난다. 길 옆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 물소리를 들으며 좁다란 길을 올라간다 . 조금만 올라가도 바로 맑고 투명한 계곡물을 만날 수 있다 ,
옥녀봉 (599m) 은 충청북도 괴산군 칠성면과 괴산군 청천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 불과 30미터를 앞에두고 옥녀봉의 증적은 남기지 못한채 길을 돌아서 갈론지킴터를 향해 걸었다.
풍경이 수려하긴 하지만 적막강산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산에 오르고 내리는 세시간 남짓 동안 등산객을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마주치는 건 새소리와 벌레소리, 청정한 맑은 하늘과 피톤치드 가득 품은 공기 뿐, 바람소리 물소리 조차도 그리운 고요한 시간이다.
걸으면서 스스로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남들이 부러워 할 수 있는 현대의 오복(健妻財事友 )을 모두 가진 삶이다. 쉼을 향하는 이 나이에도 이렇게 건강하게 산행을 할 수 있음이, 그저 부족함도 아쉬움도 없는 오로지 감사만의 시간이 되었다.
이 무더운 여름 8월의 한낮에도, 인적이 전혀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산골, 갈론계곡을 걸어다닐 수 있음은 커다란 축복이다. 아무리 되짚어 생각해봐도 인간의 삶에서 더 이상의 축복은 없을 거 같다는 생각에 거듭 거듭 감사로 산행을 맺음한다.
괴산군은 유교적인 전통의식과 그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 남동부에는 소백산맥의 신선봉 ( 神仙峰 967m) ·조령산 (1,017m) ·군자산 ( 君子山 948m) ·백화산 ( 白華山 1,064m) ·시루봉 (945m) ·금단산 (767m) ·덕가산 ( 德加山 707m) 등 높고 험준한 산들이 많으며 , 중앙부에는 대산 (647m) ·배미산 (557m) ·성불산 ( 成佛山 520m) 등이 솟아 있다 . 북서부 군계에는 두타산 ( 頭陀山 598m) 줄기가 뻗어 있으며 , 북쪽에는 고양봉 ( 顧養峰 526m) 이 솟아 있으나 이들 산지와 중앙부의 산지 사이에는 완만한 경사의 구릉성 산지가 발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