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서마니강변길(原州)

영대디강 2021. 8. 29. 05:30

치악산둘레길 제5코스 서마니강변길 지도는 치악산둘레길 홈페이지에서 캡춰한 서마니강변길 안내도이다.

서마니강변길의 시점이자 제6코스인 매봉산자락길의 종점인 황둔하나로마트에 주차를 하고 치악산둘레길 제5코스 서마니강변길을 시각한다. 종점은 `옛날 송계, 황둔마을에서 안흥장을 보러갈 때 있는 첫 고개라 했던 초치에서 마감된다. 공식 거리는 10.4Km이고 3~4시간이 소요되며 난이도는 보통이라고 한다.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삼송(三松)마을과 계야(桂野)마을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송계리는 신림면행정복지센터에서 북동쪽으로 가장 끝에 위치하고 있다. 송계리 앞에는 서마니강(주천강)이 흐르는데 이 강은 치악산 서쪽 자락에서 흐르는 강물들이 모여 이뤄졌고 인근에 유원지 및 캠핑장이 형성돼 여름에는 피서 야영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강변에는 벚나무를 심어 놓았으나 아직은 둑길에 심어진 나무들이 너무 어려서 그런지 그늘을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서마니라는 이름을 들으며 유럽의 어느곳에 흐르는 강으로 생각했는데, 물줄기가 마을을 휘감고 돌아 이곳이 섬처럼 보인다기에 섬안이(서마니)란다. 주천강의 상류인 서마니강은 섬안마을을 휘돌아 황둔천을 감고 주천을 지나 평창강으로 흘러든다. 평창강은 영월읍 끝에서 서강이라는 이름으로 동강을 만나서 남한강이 되어 한강을 따라 서울로 흘러들어 간다.

높낮이가 없는 둑길 평지를 걸어서 그런지 금방 1.8Km지점이란다. 20여분 걸었음이 믿기지 않을 만큼 그렇게 바쁜 걸음도 아니었는데 그렇게 빠른 걸음이었나 보다.  

둑방길엔 그늘을 만들어 줄 나무도 없고 사람의 발길도 끊긴 채, 농기계가 다녀간 바퀴자욱만 가득한 이 호젓한 강변엔 온통 초록으로 물든 초가을 바람이 아무것도 거침이 없이 분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곳에 하이얀 백로만 길다란 목을 늘인채 한가로이 노닐고 있는 풍경인데, 이곳에서는 다슬기가 많이 잡히는가 보다.  다슬기를 손질하여 깐다슬기를 판매한다는 광고판도 보인다.

데크길로 잘 조성된 길가에 홀로 외로이 서있는 오동나무 아래서 홀로 외로이 걷는 여행객이 '왔노라 걸었노라 즐거웠노라'는 증적을 남긴다. 

멀리 감악산이 보인다. 가족이 함께 등산하기 좋은 감악산(945m)은 충북 제천시 봉양읍과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경계를 이루는 곳에 위치해 있다. 보통 감악산으로 통하고 있지만, 파주에 있는 감악산과 구별하기 위하여 국립지리원 지도에는 감악봉으로 되어있다.

이렇게 잘 조성된 데크길을 혼자서 걷는 이 기분은 좀 쓸쓸하다. 요즘 코로나19로 온 세계인이 고통을 당하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풍경과 벗하면서, 일하면서 쌓인 한주일 동안의 피로를 말끔이 주말에 풀어내는 맛을 좀 알리고 싶은 맘이다. 

이곳 신림면은 신성한 숲이라는 이름의 마을이다. 남쪽 봉양쪽에는 배론성지가 있는데,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시 천주교인들이 생활하던 곳을 성지화한 곳이다.

치악산둘레길 제5코스 서마니강변길은 `옛날 송계,황둔마을에서 안흥장을 보러갈 때 있는 첫 고개’라 했던 초치(初峙)에서 시작되어 황둔찐방마을에서 끝난다는데 나는 그 코스를 반대로 걷고있다.

데크길에 야자매트가 깔려 있다. 사쁜하게 걷는길이 포근함까지 느끼게 한다. 이 또한 이길을 내어 준 원주시에 감사해야할 당연한 조건이다.

외로운 걸음으로 황둔천을 걷기에는 조금은 지루하기도 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리는듯 강변에 우뚝 솟은 바위사이에서 뭉게구름처럼 솟아오르는 안개가 나도 모르게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길가에 심어놓은 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거리며 맑은 미소로 반겨 맞아준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길을 걷는 행운은 이곳을 찾는 사람에게만 주어질 수 있음에, 내가 선택받은 그 축복에 또 그렇게 감사한다.

참으로 신비스럽게 아름답다. 조물주는 어떻게 이런 풍경을 구상하고 빚어낼 수 있었을까?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을 위하여 중간에 세워놓은 쉼터, 정자에서 이 강물을 바라보며 나도 엔지니어가 아닌 화가라면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어지고, 글로 간결하게 표현하는 시인이나 둘레둘레 엮어가는 소설가 또는 여행기를 쓰는 작가가 되어보고 싶다는 부질없는 생각도 해본다. 

강변에 노루가 뛰어논다. 사진을 찍으려고 폼을 잡으니까 숲사이로 그냥 몸을 숨긴다. 자연이란 이렇게 그저 무심히 바라보기만해도 너무나 신비롭다. 

도로를 쭈욱 따라 걷다보니 걷는 길의 마지막 데크위에 안내표지목이 보인다. 섬안교 앞에 세워놓은 표지목이다. 제6코스 황둔산찐빵길이 시작되는 황둔초등학교까지 6Km란다. 여기서부터 도로를 건너 산행길이 시작된다.

무릉도원면(武陵桃源面)은 대한민국 강원도 영월군의 면이다. 1905년 : 영월군 좌변면(左邊面, 현 주천면), 우변면(右邊面, 현 무릉도원면), 1916년 5월 5일 : 좌변면, 우변면을 양변면(兩邊面)으로 통합, 1931년 3월 : 양변면을 수주면(水周面), 주천면으로 분리, 1945년 : 수주면 강림출장소 설치, 1963년 1월 : 수주면 월현리, 부곡리, 강림리가 횡성군 안흥면으로 편입, 1998년 : 운학출장소 폐지, 2016년 11월 15일 : 수주면을 무릉도원면으로 개칭, 면적은 153.37km2, 인구는 2015년 12월 말 주민등록 기준으로 1,922명이다. 2016년 11월 14일까지는 수주면(水周面)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였으며, 지금의 명칭은 면내의 무릉리와 도원리에서 딴 이름으로 무릉도원면이 되었단다. 역사를 알고나면 이렇게 재밋다.

원주시와 영월군을 가로지르는 서마니 강의 물줄기다. 어느 곳에서 어떤 여행객이 찾아와서 강물을 내려다보며 무슨 생각을 하든지 저 강은 그저 묵묵히 제 갈 길로만 흐른다. 

서마니 트래킹코스가 나타난다. 마을 한바퀴를 돌아드는 구간거리 4.1Km로 한시간쯤 소요된단다. 

팬션 사이로 트래킹코스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여기까지 5Km를 걸었다. 시종점인 초치까지 5.4Km이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평지는 끝나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다. 맨먼저 만나는 나뭇그늘이 있어 시원하다. 그리고 계곡에 흐르는 물줄기가 상큼하며 푸르른 나뭇잎이 마냥 싱그럽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상상으로도 생각할 수 조차 없는 기이한 일을 만나는 순간이 있는데, 이번에도 역시 또 그런 사건을 만났다.

돌아오는 길에 황둔으로 도로를 따라 쭈욱 걸어내려 오다가 로컬푸드 판매장이 나타나기에 그집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주말마다 돌아다니며 지역 특산품인 농산물을 사서 손주들에게 나눠주는 재미가 쏠쏠하기에, 평소에 아이들이 즐겨먹는 파프리카와 옥수수 그리고 토마토를 골라서 한아름 구매를 하려다보니 양손에 들고 주차된 곳까지 내려가기에는 무거운 짐이 되었다.

로컬푸드 매장에서 여주인과 이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농장 마당에서 물세차를 하고 있던 그 집의 남편되시는 분이 듣더니만, 자기차로 우리가 주차해놓은 그 곳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이미 10Km이상을 걸었으니 더이상 걷지 않아도 좋을거 같아서 무조건 감사하다며 그 차에 올라탔다.

운전하시면서 그 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어렵고 궁핍했던 어린 시절에 국비로 공부했던 자랑스런 과거 이야기랑, 지금도 이 지역 국립농대 4학년 학생으로 재밋게 공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먼저 그분이 자기 소개를 하시면서 귀농 7년차 농사꾼임을 밝힌다. 공직에서 조기 퇴직한 후 부인이 평소 좋아하던 농사를 위해 더 늦기전에 이곳으로 내려 왔단다.

농사일 이전에 근무했던 직장을 이야기 하면서 연금을 넉넉하게 받으며 생활한다는 자랑을 하기에, 일방적으로 그냥 그 분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기엔 너무 건조하여 나도 역시 그렇다고 맞장구를 쳐줬다.

그 맞장구 끝에 내가 일했던 직장을 묻기에 벌써 삼십년도 더 지난 옛기억을 되살리며 공무원으로 일했던 직장의 명칭만 알려줬다. 대한민국 어디에 있다는 것과 그 기관은 무슨일을 한다는 건 말하지 않아도 세상사람들 모두가 알 수 있으니 말이다.

그 분은 내 대답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기의 큰매형이 그 곳에서 정년을 맞았다며 매형의 이름을 댄다. 나이 차이가 많이나는 탓에 소시적 매형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면서 감사의 뜻도 얼버무려서 말한다.

정말 깜짝 놀랐다. 나와 임용동기생이었다. 동기생이 120여명이나 되고, 퇴직한지도 벌써 30여년이 지났음에도 그 이름을 기억할 수 있음은, 퇴직 이후에도 그가 우리모임의 총무 역할을 오래 해줬기 때문이다.

동명이인일 수도 있어서 여러가지 조건을 맞추어보니 틀림이 없는 바로 그사람이다. 부에서 시작하여 청에서 정년을 맞이한 이력이며, 80년대 초에 강제해직을 당했다가 복직한 경력이랑 모두 맞는다.

서마니란 명칭은 ‘섬안이’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는 마을을 강물이 휘감아 돌아 그 모습이 마치 섬 안과 같다 하여 붙여졌다. 송계리 앞에는 서마니강(주천강)이 흐르는데 이 강은 치악산 서쪽 자락에서 흐르는 강물들이 모여 이뤄졌다는 '서마니' 표지석이다. 사람들의 기이한 만남이 치악산의 서쪽에 많다는 의미에서 서마니라고 표현했나보다라는 엉뚱기발한 생각도 해본다. 

세상에... 이런일이? 다른사람도 아닌 나에게 있을 수도 있는거로구나. 오천만이 넘는 인구가 살고있는 이 땅에서 이런 인연도 만날 수 있구나... 이래서 죄 짓지 말고 살아야 한다는 속담이 생겼나보다.

이래서 사람들은 한다리만 건너면 모두가 아는 사람이라는 인연이란 말이 있는거로구나.... 

참으로 신기하고도 우습다. 세상에 이런일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격하게 놀랍다. 바로 그 친구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해 보고자 명단에서 찾으니 이름은 맞지만 전화번호는 011이라서 없는 번호란다. 

지난번 여주에 갔을 때에도 시골의 어느 식당에서 42년 만에 친구를 만나더니, 이번에도 이런일이..... 세상은 넓지만 이런 경우엔 너무 좁다. 오래오래 기억될 참으로 신기한 만남이다. 

초치에서 송계리까지는 명품 숲길을 자랑하는데 자작나무, 소나무, 낙엽송 등이 어우러진 숲길을 따라 송계교까지 연결되고 서마니 강변 데크길을 따라 황둔찐빵마을에서 여정이 마무리 된다`고 치악산둘레길에서 소개하고 있다.

치악휴게소는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에 위치하는 중앙고속도로의 고속도로 휴게소다. 험준한 치악산  자락 아래에 위치해 있다. 원주 기준으로 여러  터널과 교량을 통과하여 도달하는 가리파재(치악재) 정상에 위치한 휴게소이다. 향후 치악산휴게소로 명칭이 변경될 수도 있단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장난감 같은 풍경에 취해 자판기에서 뽑은 믹스커피한잔을 마시며 아름다운 날들을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