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706-15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나서 ‘충훈벚꽃축제'를 찾아왔다. 안양시와 안양충훈벚꽃축제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안양문화예술재단이 주관하여 만안구 충훈2교 하부와 안양천 산책로 일대에서 오늘 열린단다. 수도권의 벚꽃축제는 서울은 잠실석촌호수벚꽃축제가 있고, 경기도에서는 안양충훈벚꽃축제가 유일하단다. 안양천 뚝방길에 충훈벚꽃길이라고 표시된 표지판을 따라 개화를 준비하고 있는 벚나무 사잇길로 걷다보니, 내 삶의 지표이자 영대디강 티스토리의 표지어 '구름에 달 가듯이' 박목월 시인의 시 '나그네'가 보여서 또 다른 나를 만난듯 너무 반갑고 기분이 들뜨도록 좋다.
아직은 벚꽃들이 활짝 피어나지 않고 꽃망울들이 맺혀있는 상태라서 조금 아쉽긴하지만, 벚꽃잎이 바람결에 흩날리는 벚꽃길이 아니라도 산책로 양 옆으로 벚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선 벚나무 산책로가 좋다. 벚나무에 줄줄이 매달아 놓은 축제 현수막에서 보이는 벚꽃들은 아직 꼴을 피워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 2023년에는 4월8일과 9일 열렸던 축제인데, 해마다 4월초·중순에개최하던충훈벚꽃축제를기후변화로 인하여 매년개화시기가빨라짐에따라 2024년에는 지난해보다일주일앞당긴 3월30일과 31일에 개최하게됐단다. 개화시기 예측을 잘 못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축제장이 좀 썰렁하다는 느낌이 든다.
벚꽃(cherry blossom, Japanese cherry, Sakura)은벚나무속(Prunus) 식물의꽃이다. 동아시아의벚나무종의나무에서피는꽃을말한다. 히말라야지역이원산이라는이야기도있으며, 현재는일본, 네팔, 한국, 대만, 이란등북반구의온대지역전역에서핀다. 한국에서는오랜옛날부터벚꽃을활용한축제의 하나로즐겨왔고, 감상용으로더즐기기용이하도록개량했으며미국에벚꽃을선물하여외교와문화전파에이용하기도했다. 내 아슴한 옛기억속 청춘의 그시절에는 서울창경원에 만개하는 왕벚나무(일본어로소메이요시노라고한다)를 짝지어 찾아가 밤 벚꽃놀이 축제에서 마냥 즐거워했었던 기억도 떠오른다.
꽃은 없어도 벚꽃길을 걷기위한 목적이기에 광명쪽 하류로 걷다보니 몇그루 개화된 벚나무가 보인다. 봄의 상징인 우리나라 벚꽃의기원과원산지에대해서는 일본이라 했지만, 프랑스인신부타케가 제주도에서 1908년 제주벚나무자생지를찾아냈다. 1962년에는식물학자인박만규국립과학관장이 “벚꽃은우리꽃-한라산이원산지”란주장을폈고, 실제로한라산에서대한민국연구자로서는처음으로왕벚나무자생지를확인했지만, 2018년 연구를통해제주벚나무와일본왕벚나무사이에유전적뒤섞임은없다는것을밝혀냈다. 즉제주벚나무는제주도에서기원한것이고일본왕벚나무는일본에서기원한것이란다.
개울가에 외롭고 높다랗게 홀로 서 있는 버드나무에 까치집이 멋져 보여서, 마냥 걷기만하는 포토존이 되어 준다. 버드나무(willow)는 낙엽교목으로 우리나라에자생하는버드나무는 능수버들, 왕버들, 갯버들등으로총 30종이며,높이는 8~10m, 잎은긴타원모양이며잔톱니가있다. 가늘고긴가지는흔히죽죽늘어지며암수딴그루이고, 4월무렵암자색꽃이유제꽃차례로잎보다먼저핀다. 달걀모양인삭과는버들개지라하여 4~5월에익으면두개로째져서흰솜털이있는씨가바람에날려흩어진다.개울가나들에나는데특히축축한땅에서잘자란다. 전국각지에분포하며주로냇가에서자란다.
아름다운 꽃밭을 만나 너무 반갑기에 안내하는 분에게 꽃이름을 물으니 히아신스란다. 히아신스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소년 히아칸토스에서 딴 것이다. 히아킨토스는 스파르타의 아미크라이 시에서 태어났는데, 그 아름다움으로 아폴론신에게 사랑받아 함께 원반던지기를 했는데, 그때 아폴론이 던진 원반에 맞아서 목숨을 잃었다. 그때 흘린 소년의 피에서 붉은 색의 꽃이 피어났기 때문에, 그 꽃의 이름을 히아킨토스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리스 시대에 그런 이름이 붙은 꽃과 현재의 히아신스가 동일하다는 증거는 없다. 히아킨토스의 사후 스파르타에서는 그의 죽음을 기념하기 위해서, 매년 초여름에 히아킨티아라는 제사가 행하여졌는데 이 제사는 현실적으로는 다년생의 구근식물인 히아신스가 초여름에 꽃을 피우고, 그후 곧바로 지상부분을 고사(枯死)시켜 다음 해에 대비한다는 식물학상의 사실을 상징적으로 연기한 것이며, 거기에서 유럽 고대 세계에서의 죽음과 부활의 철학적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
이곳 안양천에는 징검다리가 많이 있다. 징검다리는 얕은 강물이나 늪지에 돌 또는 흙더미를 드문드문 놓아 건너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다리를 말한다. 개천에 드문드문 띄어 놓아서 그것을 디디고 다니게 하는 목적으로 놓은 다리라는데, 이곳의 징검다리는 돌들이 크고 넓으며 촘촘하게 놓여 있어서 그냥 길바닥 같아서 편안하고 안전한 느낌이 든다. 지팡이를 짚고 다니거나 휠체어도 충분히 밀고 다닐수 있도록 그렇게 노약자를 배려하여 만들어 준 것 같아서 안양시에 감사한다.
뚝방에는 노오란 개나리가 만발하였다. 개나리는물푸레나무과식물로, 봄철에노란꽃을피우는관목의한종류이다. 우리나라고유식물로서, 전지역에분포한다.높이 3m 내외이고가지는여러대가나오며줄기끝부분이밑으로늘어진다. 작은가지는녹색을띠지만점차회갈색으로변하고양쪽에털이없으며껍질눈이뚜렷하게나타난다. 잎은마주나고길이는 3~12cm, 너비 2~3.5cm의달걀형피침모양또는달걀형긴타원모양이다. 일제시대에는 순사를 본인 앞에서는 '나으리! 나리'라고 불렀는데, 그 사람이 돌아간 뒤에는 '나리는 무슨 개나리~~'라고 했다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갑자기 떠 올라서 혼자 웃었다.
여기는 확실하게 봄을 느낄 수 있도록 꽃밭으로 만들어 놓았다. 우리나라와 같이 4계절이 뚜렷한 지역에서는 계절에 따라 피는 꽃의 종류가 모두 다르다고 하는데, 봄꽃으로는 동백꽃, 생강나무꽃, 산수유꽃, 매화, 개나리, 진달래, 살구꽃, 자두나무꽃, 복사꽃, 앵두나무꽃, 목련 등이 있단다. 봄의 풀꽃으로는 보춘화, 복수초, 얼레지,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홀애비바람꽃, 나도바람꽃, 앉은부채, 노루귀, 할미꽃, 제비꽃, 봄맞이꽃, 냉이, 꽃다지와 처녀치마 등이 있으나 내 짧은 실력으로 꽃과 식물들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꽃밭에 아름답게 심어 놓은 꽂들의 이름도 성도 그들의 출신지도 잘 모르지만 항상 봐도 이쁘기만 하다.
산책로를 따라서 학의천 방향으로 걷다보니, 안양9경 중 제4경인 망해암(望海庵)이 보인다. 망해암은경기도안양시만안구임곡로 245에위치한바다를볼수있는암자라는뜻으로, 신라원효대사가창건하고조선순조 3년정조대왕의모친인혜경궁홍씨가중건했다고알려진유서깊은사찰이다. 각박한도시의일상을벗어나, 아름다운서해바다낙조를감상하며나만의고즈넉한시간을가져볼수있는 곳이란다.
걷기를 즐기다 보니 삼성천을 따라 안양예술공원 방향으로 올라왔다. 안양예술공원은 안양8경중 제6경이며, 과거수도권의대표적인휴양지로경기도안양시만안구예술공원로일대에위치해 있다. 과거에는안양유원지로불렸으며, 1950~60년대에는수도권대표관광지였던안양유원지를 2005년도입된공공예술프로젝트(APAP-Anyang Public Art Project)를통해역사와문화, 그리고예술이공존하는안양예술공원으로재탄생시킨것이란다. 전시및박물관시설과 50여점의야외미술작품, 그리고다양한문화재를볼수있을뿐만아니라개성넘치는카페와맛집들이기다리고 있단다.
개나리와 벚꽃이 어우러진 곳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개울이지만, 1977년대홍수가일어나시설이자갈토사로널부러지는엉망진창이되기도하였는데, 이로 인하여기존안양유원지에사형선고를내린재해였단다. 결국이상황을가만히보고있을수는없었는지 안양시에서는안양유원지를시민들의휴식공간이자국제적인명소로만들기위해 1999년부터 2004년까지환경개선사업을추진하여도로를새로놓고, 이렇게 아름다운 하천으로정비하였단다.
안양9경 중 제2경인 안양천은경기도안양시동안구안양천대로311번길 11 일대의다채로운수생식물과동물, 그리고철새들이드나드는명품생태하천으로, 하천변을따라자전거도로와산책로가조성된도심속의치유공간이다. 안양천과학의천이만나는곳에는쌍개울광장이조성되어있고,안양천생태이야기관에서는실내외생태체험학습프로그램을제공하고있으며, 안양천 위에 개설된 다리는도로이고 개울에는 징검다리도 요소요소마다 곳곳에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