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안성천변길(平澤)

영대디강 2025. 1. 5. 04:15

경기둘레길 제43구간으로 안성시 서운면사무소에서 평택시 군문교까지 약 20.7km 7시간 정도 소요되는 구간 중에서 안성천변길을 목적지로 삼아 군문교삼거리에서 출발한다. 경기도 평택시 군문동에 안성천을 가로지르는 군문교는 2000년에 준공되었으며, 교량길이가 360.5m 이며 교량 폭은 21.5m 이다. 걷기구간은 안성천변을 따라 천변에 조성된 평탄한 시멘트길로, 고즈넉한 평택들판의 농촌길과 안성천의 물길을 따라가는 길이다. 영하 7도의 추운 겨울날씨가 아니라면 맨발걷기에도 최적의 조건으로 오르막 내리막이 거의 없는 평지길이다.

하천의 길을 따라 맑은 물길이 흐르는 안성천은 국가하천으로 총 76km이며, 경기와 충북의 경계선을 긋는 금북정맥 주요 산들에서 발원하고 그 물길이 모여 안성과 용인 그리고 평택에는 많은 저수지를 만들어 냈다속리산에서 올라온 한남금북정맥이 한남, 금북으로 갈라지는 경계 산인 칠장산, 칠현산 아래 금광저수지, 안성의 진산 서운산 아래 마둔저수지와 청룡저수지, 용인시와 안성시 경계인 쌍령산, 경수산 아래 고삼 저수지 등이 자리한다.

소리없이 흐르는 안성천의 넓은 하천변 둔치에는 버드나무들이 봄을 기다리며 가지들이 모두 하늘을 향하여 조용히 솟아있고, 그 나무들 옆에는 억새들이 은빛을 발하거나 약간 퇴색되어 갈색을 보이는 모습으로 다가오는 봄을 기다린다. 물빛이 흐르는 곳에서는 여러 종류의 다양한 식물들과 더불어 하천 생태계에서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하천변에 넓게 조성된 안성천변 둘레길은 자전거와 도보길이 함께 공유하고 있으며, 왼쪽으로 안성천의 물소리를 들으면서 계속 곧게 이어지는 길이다안성천은 강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넓다랗고, 천변으로 자전거길이 잘 연결되어 있다. 출발지인 군문교 근처에 이르면 오래전에는 서해에서 배가 들어올 수 있는 나루터가 있었단다. 나루터였던 평택 원평나루가 나오고 그곳에서는 억새 축제가 펼쳐질 정도의 화려한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그런 곳이다. 

토요일 이른 시간임에도 돌탑을 쌓는 노인의 모습이 보인다. 타고온 자전거를 옆에 세워두고 돌을 나르는 구부정한 모습에서 그 분이 쌓아올린 돌탑들 성과만큼의 세월을 느끼게 한다. 돌탑은 돌이 지닌 영구불변성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종교 원리를 이용한 신앙 대상물이다. 돌이 지닌 주술성을 토대로 그분이 하나씩 정성껏 쌓아 올린다. 돌탑은 개인의 창작물이 아니라 주민공동체의 발원 속에서 만들어진 원초적 신앙의 산물이다. 돌탑은 원뿔형, 원추형, 원통형, 반원형 등으로 정성스레 쌓는다.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인 돌탑은 쌓는 분과 주민들의 정성으로 정교하게 탄생한다. 이 돌탑들 가운데 원뿔대형이 가장 많다.

돌탑은 기단부, 몸체, 머릿돌, 탑 안의 내장물의 네 개 구조로 되어 있다. 탑의 몸체에 감실을 만들기도 하지만 흔하지는 않다. 이는 탑이 불탑(佛塔)과 같다는 관념에서이다. 탑의 머릿돌로는 뾰족하거나 둥글게 생긴 돌을 각각 얹는다. 할아버지탑에는 뾰족한 남성형 돌, 할머니탑에는 둥근 여성형 돌을 얹는다. 탑을 의인화할 때 탑윗돌이 그 표식이 된다. 사람에게 머리가 있듯이 머릿돌은 마을의 수호신인 탑할머니, 탑할아버지의 머리가 된다.

출발지인 군문교 주변에 위치한 원평나루는 아산방조제가 생기기 전까지 안성천을 통해 배가 들어오던 나루터였으며, 지금은 배가 들어오지 않지만 이곳 하천습지의 억새와 갈대숲에서 바라보는 저녁 노을은 평택팔경의 하나로 꼽힌다. 창작 동요 ‘노을’의 탄생지이며 매년 10월 ‘원평나루 억새 축제’가 열린다북쪽으로 중앙로와 접하고 있으며, 원평로, 원평1, 중앙2, 평남로, 평택로, 평택1, 평택2로 등이 평택동을 지난다. 철도 시설로는 경부선 및 수도권전철 1호선이 평택역을 경유한다

1984 2 MBC 창작동요제 최우수상곡인 동요. 작사는 이동진, 작곡은 최현규. 발표 당시엔 안호철(당시 경기 평택 성동국민학교 교사) 작곡인 노을.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허수아비 팔 벌려 웃음짓고/ 초가 지붕 둥근 박 꿈꿀 때/ 고개숙인 논밭에 열매/ 노랗게 익어만 가네// 가을 바람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붉게 물들어 타는 저녁놀/ 붉게 물들어 타는 저녁놀//"

평택(:평평할 편, :못 택)이라는 지명과 같이 과거 평택동의 지형은 전체적으로 평평하며 과거에는 연못도 많았다고 한다. 이 지역에 시가지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평택역이 설치된 이후로, 현재는 동 중앙에 위치한 평택역을 기준으로 북동쪽 일대는 대부분 상업 지역을 이루고 있으며, 남서쪽 일대는 빌라 등이 밀집한 주거 지역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평택역 주변에 위치한 명동거리는 625 한국전쟁 이후 1960년대부터 평택역에서 통복시장 입구까지 형성된 번화한 쇼핑가였다. 

바람길숲은 바람생성숲, 연결숲, 디딤확산숲이 있다. 바람생성숲은 밤이면 찬공기가 생성되어 정화된 찬바람이 부는 곳으로 도시외곽의 산림 및 녹지를 의미하며, 도시내외의 산림 숲이다. 연결숲은 바람생성숲에서 만들어진 찬공기가 도심내부까지 흐를 수 있도록하는 연결통로로 녹지를 의미하며, 가로수와 하천변 등 선형녹지 및 띠녹지를 말한다. 디딤확산숲은 기온차를 통한 미풍생성 역할을 하는 도시 내 거점숲으로 공원 등 도시 내 녹지를 의미하며 공원과 옥상녹화 그리고 학교숲 등이 이에 해당한다.

노오란 단풍잎으로 만들어 놓은 맑은 숲, 행복 숲 상징물이 눈에 뜨이게 보인다. 안성천의 수변으로 노랗게 노을이 지는 모습이 그려진다. 노을은 태양이 뜨거나 질 무렵에 하늘이 붉게 보이는 현상이다. 태양이 지평선 근처에 있을 때 보이며, 시간에 따라 아침노을() 저녁노을(夕陽)로 구분한다일출 노을보다는 일몰 노을이 보기 훨씬 쉬운 편이다. 이유야 당연히 대부분의 사람은 해가 완전히 지고도 한참 뒤에 잠들기 시작하며, 해가 완전히 뜬 다음에 일어나는 편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에는 더욱 그렇다. 다만 겨울철에는 오히려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안내판에 통복천은 평택시 남부의 젖줄이라고 하며, 통복천이 바람길숲으로 조성되어 10구간의 테마 숲이 있고 테마 숲은 각기 다른 나무 길을 가지고 있다. 10구간은 물빛노을숲(수국꽃길), 꼬리명주나비숲(팽나무길), 그늘숲(팽나무길), 역사의숲(배롱나무길), 바람의숲(오색버드나무길), 인물의숲(금강소나무길), 시인의숲(대나무길), 단풍숲(단풍나무길), 문화의숲(소나무길), 참여의숲(함께가꾸는나무길)이다. 

걷는길 양옆으로 조성된 가로수 벚나무가 아직은 어리지만 곧게 자라고 있다. 벚나무는 자생력이 아주 뛰어나, 한 번 뿌리를 내리면 여간해선 벗겨지지 않는 탁월한 응집력에 김구선생이 감탄했다는 일화가 있다. 공해에도 강하여 자동차의 매연 등 공해가 심한 도심의 가로수로 심기도 하며, 목재로서도 아주 우수하다. 나무결이 아름답고 매우 단단하여 가구나 식기로 만들어 썼다. 간혹 수명이 짧은 것으로 오해하곤 하지만, 지리산 화엄사 올벚나무는 400년을 살았고 일본에는 천 년이 넘는 올벚나무가 여러 그루가 있는 등 종류에 따라 수명이 다르다.

안성천과 통복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놓인 데크교량의 멋진 모습이다. 통복천(Tongbokcheon, 通伏川)은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칠곡리에서 시작하여 칠곡저수지를 거쳐 남서방향으로 흘러 안성천으로 유입되는 지방하천이다. 안성천 수계의 지방하천으로 안성천의 제1지류이다. 하천 수계는 본류와 7개의 소하천인 이곡천, 청룡천, 수촌천, 강문천, 신기천, 지문천, 독정천으로 이루어져 있다. 평택 도심지를 관통하여 흐른다. 하천연장은 10.54km, 유로연장 13.93km, 유역면적 39.2㎢이다. 

바람길숲 10구간의 테마 숲 중 제2구간인 '꼬리명주나비숲 팽나무길' 표지판이다. 꼬리명주나비(Sericinus montela)는 호랑나비과의 한 종류로 애벌레는 쥐방울덩굴을 먹고 자란다. 꼬리명주나비속(Sericinus)의 유일종이며 전 세계에서 오로지 극동아시아에만 분포한다우리나라 모든 지역에서 고루 분포하지만 개마고원, 백두산 주변, 전라남도 서남 해안 지방과 제주도, 울릉도에는 살지 않는다. 그리고 남해안 섬 가운데서는 진도에만 살고 있다. 1세대는 4월 중순에서 5월 초순까지, 2세대는 6월 중순에서 하순까지 그리고 3세대는 7월 초순에서 8월 하순까지 이곳에 나타난다.

안성천은 경기도 안성시 일대에서 발원하여 평택시를 가로질러 아산만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며, 길이 76㎞이고, 유로연장 71.05㎞이며, 유역면적은 1,654.61㎢이다. 한반도 남쪽에서 일곱 번째로 긴 하천이다. 그런데도 이곳 명칭이 강(江)이 아닌 천(川)으로 끝나는 하천 중에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길고 유역면적도 제일 크다. 그 다음이 삽교천이다.

KTX와 SRT가 지나는 고속철로 옆에서 공사중인 천변길을 지나간다. 이곳을 걸으면서 평균하여 약 3~4분 쯤마다 고속열차가 지나가는 굉음이 찌르르륵~ 들린다. 경부선 고속열차를 타고 출장길에 올랐던 수많은 기억들속에서도 이렇게 자주 열차들이 줄지어 운행되고 있음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는데, 언제든 떠나고 싶을때 그곳으로 갈 수 있도록 우리를 위하여 수고하는 많은 분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데 또 하나의 감사로 깨달음을 얻는다.

시멘트로 조성된 걷는길 옆에 세워 놓은 이정표의 모습이다. 평택호관광단지 -> 28.1Km, 계양 -> 19 Km,  내리문화공원 -> 7.8 Km, 도일천 -> 1.9 Km이다. 어느길로 따라 걸어도 오늘의 만보걷기 목표치를 훌쩍 넘어서기에 다음으로 기약하며 오늘은 이만 발길을 돌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위쪽으로 개설된 농로위를 걷는다. 점심을 먹기위해 낙지요리집을 검색하여 그집으로 찾아가서 식사를 한 후 양이 많아서 남은 음식을 포장하여 들고 식당을 나섰는데, 사진을 찍으려고 스마트 폰을 열었을 때 신용카드 채팅창이 뜨기에 무심코 열어봤다. 내가 결재한 카드로 식대의 일부만 계산되었음을 알았다. 구글에서 식당이름을 검색하여 전화번호를 찾아냈고 결재오류를 이야기 했더니 금방 먼저 이야기 한다. 계좌번호를 알려주기에 온라인 이체로 15,000원을 보내고나니 무겁던 맘이 금방 가벼워진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들으며 나는 오늘도 일직선으로 쭈욱 뻗은 외길따라 몸도 맘도 건강하게 걷는다.   

한가로이 유영하는 물오리떼가 정겹다. 물오리는 청둥오리(mallard)로 오리과의 새이다. 야생오리 중 가장 흔한 종으로 집오리의 원종이다땅 위에 둥지를 만들어 흐린 노란색 또는 녹색 알을 8-10개 낳는다. 수컷은 암컷이 알을 낳으면 둥지를 떠나 수컷들만의 무리를 만들며, 새끼를 키우는 것은 암컷이 전담한다. 낮에는 해안·연못 등에서 쉬다가 밤에 나와 풀씨·곤충·새우·게 등을 잡아먹는다. 집오리보다 좀 작아 몸길이 50-70cm정도이다

안성천변 걷는길의 끝자락에서 현재의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을 만났다. 자전거 및 보행자 겸용도로.... 안전하게 걷을 수 있도록 세워놓은 긴급구조와 범죄신고 전화번호를 보면서 오늘도 이렇게 자연과 더불어 함께 숨쉬며 생각하며 걸을 수 있도록 건강주심에 무한 감사한다. 

아쉬움에 다시 바라보는 안성천의 모습이다. 평택시를 가로질러 흐르는 안성천에는 평택의 정체성과 삶과 문화가 담긴 의 역사를 올곧게 지켜내기 위해 평택을 흐르는 물줄기를 평택강으로 선포하기로 평택시에서 결정하고,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수립해 행정·재정적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평택을 달리다!'안내 지도에는 안성천이 아닌 '평택강'으로 표기되어 있다. 

안성천의 본류와 지류가 합류하는 이곳 근처에는 넓은 충적평야가 형성되어 있다. 이 퇴적평야를 안성평야라고 한다. 안성평야는 대부분 충적토로 이루어진 평야로 예로부터 토질이 비옥하여 김포평야와 함께 경기미의 주산지를 이루고 있다. 특히 평야의 면적이 매우 넓으면서 구릉이 일부 발달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지질학적 특징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일부 지역의 경우 토양층의 두께가 수십미터에 이르기도 한다. 화강암 지층임에도 불구하고 땅을 아무리 파도 기반암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