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누리길(富川)

영대디강 2025. 3. 22. 16:39

부천100리 수변길 종합안내판이다. 베르네천에 세워진 "부천100리 수변길은 걷기 및 레저 활동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추억과 낭만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부천시의 5대 하천을 연결하여 만든 코스이다. 옛 추억을 회상하며 아름다운 수변길을 걸어보시기 바란다"며, 부천수변은 굴포천 7km 베르네천 4.8 km 여월천 7 km 심곡복개천 1.0 km 동부간선수로 2.9 km 시민의 강 5.5 km로 안내한다. 

오늘의 출발지점인 베르네천은 경기도 부천시 춘의동 멀미산 칠일약수터에서 발원하여 성곡동, 원종동, 오정동과 동부간선수로를 관통하여 굴포천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베르네천 걷는길이 아주 멋지게 조성되어 있어서 3월의 봄볕아래 베르네천을 걷는 시민들의 모습이 거의 줄지어 선 듯 무리지어 걷는다.

베르네천은 『조선지지자료(朝鮮地誌資料)[1911]에 하오정면 여월리에 속하는 별인천(別仁川)[별인ᄂᆞㅣ]으로 표기되어 있다. []는 하천을 의미하고, 별·베리·비린·비리는 어원적으로 벼랑을 의미한다. 원래 벼랑·낭떠러지를 베락·벼락·별·벼루·비루·베리·비리 등으로 썼다. 이렇게 여러 단어로 쓰인 것은 벼랑이 각 지방에 맞는 방언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베르네는 비린내를 풍기는 비린내천이 아니라 낭떠러지를 휘감고 돌아가는 벼랑내라는 뜻이다.

봄을 상징하는 수양버드나무가 연초록으로 물들어가는 베르네는 멀미산 칠일약수터에서 발원하여 큰망골과 작은망골을 거쳐 흐르면서 동쪽으로 까치울의 지골과 삼막골에서 내려온 물과 합쳐진다. 그곳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작미골을 거쳐 바람모퉁이에서 베르네천 본류와 합류한다. 거기에서 물길이 커진 베르네는 성곡동으로 흘러가면서 여월의 가마골·효경골·안골·봉골에서 흘러 들어온 물과 재차 합류한다. 물길이 거세진 베르네천은 까치울 능미 아래를 지나 멧마루 가리꿀을 거치고 거칠개를 통과해 오정들로 빠져 나간 뒤 굴포천으로 합류한다.

교량아래인 여기는 여월휴먼시아 아파트 단지를 지으면서 베르네천의 바닥 너비를 넓히고 기존 콘크리트 옹벽을 철거해 자연석 등으로 쌓는 동시에 호안이나 소() 등을 만들어 자정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하천 주변에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퍼걸러와 의자 등의 휴식 공간과 지압 보도, 체육시설 등의 편의시설, 주민들의 편안한 휴식과 쾌적함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수목 식재와 왕벚 터널, 장식 가벽, 야간 조명 등과 같은 경관 시설을 설치하였다.

베르네천은 멧마루·여월·까치울에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중요한 하천이었는데, 성곡동에서부터 복개가 되어 베르네시장이 들어서면서 예전의 베르네천 모습을 찾기가 어렵게 되었다. 까치울 여월 쪽에 가서야 졸졸 흐르는 베르네천과 만날 수 있는데, 베르네천의 끝자락인 오정동에 가면 생활하수 전시장으로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거기다가 베르네천 중류인 가막골 옆은 오쇠동 이주단지로 꽉 들어찼고,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던 지골에도 박물관이 들어섰다.

베르네천이 4.8Km 구간이라는 자료만을 검색하여 찾아보고 이곳으로 만보걷기를 위해 여기까지 찾아 왔는데, 한바퀴를 돌아드니 거리가 너무 짧아서 두번 세번을 돌아도 역시 부족하다. 걷기의 허기를 채우려고 여월체육공원을 지나 여월공원 산길로 접어드니 부천 둘레길 코스 중 누리길 안내판이 보인다. 누리길은 베르네천 옹기박물관 백만송이장미원 아기장수바위 원미산까지 약7km란다. 

어느곳을 걷든 산에서 만나는 숲길은 역시 아늑한 느낌이 든다. "자연 - 맑은 물이 흐르고 옛 정취가 깃든 자연성이 풍부한 베르네천, 문화 - 부천시민의 여가 문화와 삶의 흔적을 담은 베르네천, 생태 - 소중한 교육 학습자원을의 활용 거점이 되는 베르네천"을 이웃하여 조성된 여월공원의 모습은 한마디로 정겹다.

걷는 길에서 만나는 갈림길에 세워 놓은 안내 표지판의 모습이다. 걷기에 안전하도록 잘 정비된 바닥면과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에는 데크길로 만들어져 있어서 편안하다. 중간에 "숲이 주는 혜택 등"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쉽도록 산에서 만나는 사물들을 알기쉽게 설명하는 표지판을 많이 세워 놓아서 그냥 걷기만 하는게 아니라 공부하며 걷는 길이다. 

3월 22일 낮엔 기온이 영상 19도C 란다. 힘들여 걷지 않았음에도 온몸에 땀이 흐른다. 쉼터인 의자에 앉아서 잠깐 엉뚱한 생각을 한다. 이곳을 걸으면서 마주치는 산책객들 중에 어린이를 동반한 사람들은 한번도 만날 수 없었지만, 강아지와 더불어 걷는 사람들의 모습은 너무 자주 만나게 되니 우리나라의 다음세대의 인구가 많이 걱정이 된다는 꼰대의 분수에 맞지않게 부질없는 생각이다. 

이곳은 여월동 철기시대 주거지란다. 우리나라에서는 철기시대의 시작을 기원전 300년부터 보고 있지만, 이곳 부천 지역에서 실제로 철기가 유적에서 확인되는 것은 기원전 2세기부터란다유적 등 발굴 조사를 통하여 이곳에서 확인된 생활 유적이 있다고 한다.

여월공원 육각정자에 앉아서 쉼표를 찍는다. 이곳 여월 농업 공원은 도심 속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녹색 공간으로 부천의 부족한 녹지를 제공하고 지역 주민에게는 좋은 휴식처가 되고 있다. 어린이와 어른 세대에게 공감의 장을 마련해 주며, 체험과 학습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공원에서 만나는 느티나무의 모습이다. 느티나무는 수고 14m로 약16O년 수령이며, 흉고둘레 4m로 여월지구가 조성될 당시 나무의 규격이 크고 수형이 아름다워 보호/ 존치하여 여월공원을 조성하였으며 둘레길과 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쉼터가 되어 주는 나무이다. 예로부터 느티나무는 마을의 정자목으로 많이 식재되었으며, 수형과 수피 및 단풍이 아름다워 녹음수로 많이 이용되는 고목이다.

방향 표지판을 따라 옹기박물관(富川甕器博物館)으로 내려섰다. 이곳은 경기도 부천시 소사로 638(여월동 318)로 여월동 점말에 1866년 천주교 신자들이 병인박해를 피해 들어와 마을을 이루었고, 마을 주민들은 두 개의 가마를 설치하고 질그릇을 구워 내다 팔아 생계를 유지하였다고 한다. 이때 설치된 가마터가 휴먼시아아파트 단지를 지으면서 문화재 지표조사 때 발굴이 되었다고 한다.

박물관 입구에서 증적을 남긴다. 부천옹기박물관은 총 사업비 88억원이 투입되어 여월택지지구 내 근린공원에 대지 3074㎡부지에 건축면적 2112㎡의 규모로 건립되었으며, 2011 12 15일에 개관였다. 부천옹기박물관은 옹기를 테마로 설립된 제1종 전문박물관이다. 2009 신재문화재단 이사장으로부터 감정가격 30억원 상당의 유물 231점을 기증을 받았다고 한다.

영국왕실의 식탁이란다. 부천시의 부천유럽자기박물관, 부천물박물관, 부천수석박물관, 부천교육박물관, 부천펄벅박물관, 부천옹기박물관 등 6개 박물관의 통합 관람 티켓을 발권하고 있는데, 비용은 성인 3,000, 학생(초·중·고) 2,000, 미취학아동·국가유공자·노인(65세 이상)·장애인은 무료이다. 부천옹기박물관의 개별 관람 요금은 성인 1,000, 학생(초·중·고) 600, 미취학아동·국가유공자·노인(65세 이상)·장애인은 무료이며, 단체인 경우 성인 600, 중·고생·군인 400, 초등·유치원생 500, 노인(65세 이상)·장애인은 무료이다.

전시실 안에 설치된 가상화면에서 꼰대세대인 내가 까마득한 옛 중학생 시절의 교복을 입어본다. 요즘은 슬리퍼에 츄리닝 차림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 모습을 자주 접하면서, 그나마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모습이 단정해 보인다.

부천둘레길 종합안내판이다. 1코스는 향토유적숲길로 고강선사유적공원 부천수목원 원미산 소사역까지 9km, 2코스는 산림욕길로 서울신학대학 하우고개 마리고개 성주중 송내역 송내고등학교까지 7km, 3코스는 물길따라 걷는 길로 원천공원(시민의강 발뤈지) 시민의 강 상동호수공원 만화진흥원 굴포천봉오대로까지 6km, 4코스는 황금들판 길로 봉오대로 대장들판 오정대공원 변종인신도비까지 13km, 5코스는 누리길로 베르네천 옹기박물관 백만송이장미원 아기장수바위 원미산까지 7km, 6코스는 범박동 순환길로 동남사거리 범박산 함박공원 버들공원 산들공원 미소공원 못고인근린공원까지 6k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