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곰솔누리숲(始興)

영대디강 2025. 5. 24. 16:55

지난주에 걸었던 옥구공원의 정상인 옥구정에서 바라본 곰솔누리숲이 너무 아름다워서 오늘은 옥구공원추차장에서 출발하여 곰솔누리숲으로 들어섰다. 시흥9경(始興九景) 중 4경이 옥구정망월(玉鉤亭望月-옥구정에서 바라보는 달의 모습)이다. 옥구공원은 시흥시에서 가장 큰 면적의 공원으로, 공원 정상에 있는 옥구정(93m)에서 바라보는 만월의 모습은 일품이다. 옥구정에서는 인천 앞바다와 시화방조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곰솔누리숲은 1996년부터 조성되었다. 1986년 서해안의 염전과 갯벌을 매립하여 시화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많은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하였다. 이에 주거단지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차단하기 위하여 완충녹지를 조성했는데, 그로부터 3~4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이렇게 풍성한 곰솔누리숲이 되었다. 

이곳은 시흥 늠내길 제5코스인 정왕동둘레길로 옥구공원 -> 곰솔누리숲 -> 시흥천 -> 정왕체육공원 -> 정왕역 -> 철도녹지 -> 오이도역 -> 함줄도시농웝공원 -> 해안녹지 -> 옥구공원까지 약 13Km를 돌아드는 산책로 코스와 맞물린 코스이다. 

곰솔은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침엽수로 지방에 따라 해송(海松), 또는 흑송(黑松)으로 부른다. 학명은 Pinus thunbergii PARL.이다. 잎이 소나무(赤松)의 잎보다 억센 까닭에 곰솔이라고 부르며, 바닷가를 따라 자라기 때문에 해송으로도 부른다. , 줄기껍질의 색깔이 소나무보다 검다고 해서 흑송이라고도 한다소나무의 동아(冬芽: 겨울눈)의 색은 붉은 색이나 곰솔은 회백색인 것이 특징이다. 가슴높이 지름 1m, 높이 20m 이상으로 자라는 것도 있다. 해마다 한 층의 가지를 내는 단절성(單節性)이고, 5월에 꽃이 피고 과실은 구과(毬果: 방울열매)로서 난상원추형이다.

곰솔누리길은 곰솔누리숲의 맨 위 가운데 자리하며 6개의 다리가 이어주는 숲을 따라 약 4Km 가량 이어지는 산책길이다. 길 양 옆으로 제법 자란 나무들 덕분에 잠시 도시를 벗어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숲마다 식생의 변화로 조금씩 다른 풍취를 느낄 수 있으며 6개의 다리마다 다른풍광을 볼 수 있어서 보통의 걸음으로 약 50여분 걸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곰솔은 바닷바람에 견디는 힘이 대단히 강해서, 남서 도서지방에 분포하고 있으나 울릉도와 홍도에서는 자생하지 않는다. 울릉도에서 자라고 있는 곰솔은 인공적으로 심은 것이다. 소나무보다 더 따뜻한 생육환경이 요구되므로, 동쪽은 울진, 서쪽은 경기도 남양까지에서 자란다면적이 좁은 섬에 분포하여 있는 곰솔은 지리적 격리와 소집단이라는 이유로 유전적 분화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 소나무와 곰솔이 접촉하는 경계에는 두 수종간의 잡종인 중곰솔(間黑松)이 자주 나타난다.

아무리 걷기 좋고 풍광이 아름다운 산책로라고 하더라도 한두시간을 걷다보면 지루하게 느낄 수 있으므로 이렇게 중간에 쉼터로 만든 정자가 반갑다. 전통정자가 지닌 매력은 그 자체로도 충분하지만, 특히 자연과의 조화, 삶의 여유를 상징하는 공간으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

전망대에 올라 시화방조제를 내려다 볼 요량으로 계단을 올랐으나 울창한 숲이 우거져서 시야를 모두 가려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짙푸른 나무숲과 봄빛 하늘이 어우러진 곰솔누리숲이 너무 좋아서 하늘을 향해 두팔을 벌리고 감사의 환성을 토해 낸다. 한마디로 아주 시원하다. 

긴박감과 절박함을 모르고 평생을 여유롭게 살아 온 탓에 매 주말마다 수 많은 둘레길과 산책로를 이렇게 즐기며 걸었다. 가끔씩은 생리적 현상을 만나게 되어 화장실을 찾게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곳은 걷는 길 중간마다 이렇게 화장을 고치거나 생리적 현상을 바꾸기 쉽도록 표시된 이정표가 친절한 모습으로 안내하며 화살표로 가리키며 서 있다. 

푸르른 모습의 숲은 탄소흡수를 통한 기후 조절, 미세먼지 저감, 소음 감소 및 심리적 안정감 제공, 생태계 보전 및 경관 개선 역할을 한다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 도시 숲이 주변 온도를 3~7도 낮추고, 습도는 923% 높여 도시열섬현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단다. 또한, 산업단지와 주거지 사이에 완충 숲을 만든 지 10년 후에는 산업단지의 미세먼지는 32%가 줄어들었고 주거지역에도 46.8%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단다도시 숲이 늘어날수록 호흡기 질환 진료 건수도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지난주에 옥구공원에서도 느낀바 있지만, 이정표들이 이곳은 특이하게 거리 표시가 없다. 그냥 단순하게 화살표로 방향표시만 되어있다. 내 생각엔 아마도 이지역에는 우리문화권이 아닌 나라에서 진출한 근로자들이 많아서 그 분들에게 친근하고 알기 쉽도록 표시하는 방안으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곰솔마루교의 모습이다. 이곳에는 6개의 보행교가 설치되어 있다. 곰솔마루교, 생태마루교, 정왕마루교, 평안마루교, 서촌마루교, 아름마루교이다. 이곳은 보행자가 아닌 자전거나 전동휠체어 같은 인공보조기기가 통행할 수 없도록 차단되었다.

산책로 중간 마다에 설치된 안내판 중 쇠딱다구리(Japanese pygmy woodpecker)판 모습이다. 쇠딱다구리는 몸길이 약 15cm으로 몸의 윗면은 잿빛이 도는 갈색이며 등과 날개를 가로질러 흰색 가로무늬가 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에 걸쳐 번식하는 텃새이다. 단단한 꼬리깃털로 몸을 지탱하여 나무줄기에 세로로 앉거나 나무 주위를 빙빙 돌면서 기어오른다. 나무줄기를 부리 끝으로 쪼아 구멍을 뚫고 긴 혀를 이용하여 곤충의 유충이나 성충을 잡아먹는다.

숲길은 서양에선 녹색 숲을 위험한 장소로 여겼다는 말도 있다. 아무래도 숲을 은신처로 삼은 도적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또한 숲 속에서 길을 잃어서 못 나오고 고생하는 경우도 있고, 맹수에게 부상을 입거나, 숲에서 뭘 잘못 먹거나, 독충 등에게 당해서 거동이 불편해진 사람이 숲에서 나오지 못하고 죽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숲속에서 맹수나 독초, 독버섯 등의 위험을 겪을 확률이 높은지라 그런 말이 나온 듯하다.

중간에 책장이 보인다. "곰솔누리숲에서 함께 나누었으면 하는 이야기들이 담긴 책입니다. 다른 분들을 위해 깨끗이 보시고 다시 잘 넣어 주시기 바랍니다."고 쓰여져 있다. 책장의 빈 공간을 보면서 문득 집과 사무실에 즐비한 책들 중 이곳에 어울릴만한 이야기책을 골라서, 다음에 여기를 찾아 올 기회가 주어지면 책장의 빈공간에 채워 놓고 싶다. 

방제주사를 맞은 곰솔이 소나무의 분포영역을 침범하여 들어갈 수 없고, 소나무는 곰솔의 생육영역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뚜렷한 분서현상(分棲現象)이 있단다곰솔은 바닷가에서 자라기 때문에 배를 만드는 재료로 이용되었다. 나무껍질 및 꽃가루는 식용으로 쓰이고, 송진은 약용 및 공업용으로 사용된다. 또한, 곰솔숲은 바닷가 사구(砂丘)의 이동방지 효과가 있어서 특별히 보호되고 있다.

평안마루교와 정왕마루교의 중간지점인 곰솔누리숲의 거의 끝지점에서 만난 시흥에코센터는 환경 생태 전시관, 4D영상관, 에코아이, 교육프로그램, 환경책 도서관, 아이마루, 에코카페가 있다고 안내판에 소개되어 있다.

곰솔누리숲의 맨 끝 지점에서 무장애나눔길을 만났다. 무장애나눔길은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 어린이등 모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숲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복권기금(산림청녹색자금)의 지원으로 평탄한 나무데크길로 조성하였다

곰솔누리숲 7블럭(정왕동 1969번지)에 황톳길을 조성했다. 황톳길은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일상 속 스트레스와 피로에 지친 시민들을 위한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맨발 걷기 황톳길은 약 1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작년 11월에 착공해 지난 3월에공사를 완료했으며, 4 1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황톳길은 총 250m 길이로 구성돼 있으며, 맨발로 걸은 후 발을 닦을 수 있는 세족 시설과 벤치 등의 휴게공간이 함께 조성돼 있다. 

곰솔누리숲을 왕복하고나서 점심식사를 위해 거북섬을 찾았다. 거북섬은 경기도 시흥시 시화 MTV(Multi Techno Valley)에 조성된 거북이 모양으로 생긴 인공섬이다. 시흥시에서는 거북섬 일원에 세계적인 해양레저 복합단지를 조성하여 지역관광산업 부흥을 도모하고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거북섬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시아 최초 인공서핑장인 웨이브파크가 있고, 근처에 다양한 카페와 식당이 있어 여름휴양지로 부상하고 있다.

거북섬 수변공원에는 바다 물위에 약 300미터 길이의 경관브릿지가 있어서 연평도 꽃게로 점심식사후 그 길을 또 걸었다. 오른쪽에는 약90대의 배들이 정박할 수 있도록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중이다. 일렬로 주욱 길게 펼쳐진 시화방조제의 모습을 보면서 이곳은 바다가 아닌 잔잔한 호수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