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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혈육의 끈

영대디강 2024. 7. 7. 04:25

92세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11주기에

동기간(同氣間) 모두 한자리에 모인 날,

조상님 혈육이 잠든 선산에 집합하여 참배하며

우리동기 여섯남매가 끈끈하게 우애하며 살아가도록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며 오로지 혈육의 정으로만

키워주신 은혜에 깊은 감사로 머리숙여 기도했다. 

세상이 빠르게 바뀌어 요즘엔 남녀간 구분없고

사촌도 남들처럼 핏줄의 의미가 없는 우리네 삶에서

여섯 혈육은 형제계(兄弟契)를 끈으로 매월 회비 거출로

부모님 기일과 한해 두번씩 국내외를 두루두루 여행한다.

내  동기간이 사회적으로 출세하거나 돈 많은 부자도 없어서

내노라 이름을 내세울만큼의 누구하나 자랑거리는 없지만,

그저 평범하게 아무에게도 부담이 없이 편안한 모임으로

만나면 일상의 대화로도 그냥 하하호호 즐겁게 웃는다.

소프라 승마랜드에서 큰 웃음으로 활짝웃는 여섯남매는

그 누구도 결손 가정 하나 없이 요즘 보기드믄 삶의 모습들. 

터키의 전통 디저트인 카이막을 맛보고 커피를 마시는

베이커리 카페 겸 승마랜드에서 마주보며 둘러앉아 

가족 단위 나들이 명소인 내 고향을 두루두루 자랑한다. 

이제는 어둑해지는 해거름 저녁나절을 걸어가야 하는 인생길

황혼의 시간을 보내며 살고있는 우리 여섯 남매 혈육들,

어려운 시절에도 끼니걱정 학비걱정 없이 살았던 축복된 삶에는

부모님의 피와 땀이 얼룩진 시간속에 켜켜이 녹아들어 있어서

오늘날 이렇게 우리들의 평안으로 밑거름 되었음을 생각하며

형제, 자매, 남매 사이 혈육의 끈으로 뭉쳐 모두모두 건강하게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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