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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다낭(越南)

영대디강 2024. 9. 15. 04:42

경기도 다낭시에 손주들과 함께 놀러왔다. 동남아시아의 인도차이나반도 동부에 있는 이곳은 분명 베트남인데, 우리가족을 안내하는 가이드가 경기도 다낭이란다. 이곳 사람들은 다낭시 관광객의 70% 이상 모두가 한국인이라서 경기도 다낭시라고 그렇게 말한단다. 베트남은 영어에서는 'Vietnam'으로 한 단어로 사용하지만, 베트남 정부 및 UN에서는 두 단어로 나뉘어 '비엣 남(Viet Nam)'으로 사용한다. 한국어권에선 '월남(越南)' '베트남'이라는 표기가 함께 쓰이고 있다.

내 직계가족인 일곱명의 손주들과 함께 인천에서 다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는데, 요즘은 탑승 이전에 먼저 여행안내자료를 카톡으로 보내줘서 출발지 공항정보, 기내식 메뉴, 도착지 교통과 날씨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아이들이 탑승이전에 온라인으로 주문한 기내식을 일반승객보다 먼저 제공해주는 기내서비스에 손주들이 모두 만족하며, 우리가족 자유여행은 이렇게 즐거움으로 출발하였다.  

다낭 공항에 도착하여 우리 가족을 맞이하려고 대기중인 가이드를 따라 전용차를 타고, 약 8Km거리인 우리가 나흘간 머물 숙소 99 Võ Nguyên Giáp, Street, Ngũ Hành Sơn, Đà Nng 055000 프리미어 빌리지(Premier Village Danang Resort)에 무거운 가방들을 내려 놓으려고 먼저 찾아왔다. 이곳은 3층 건물로 우리들이 쉴 곳엔 각층마다 2개의 침실과 넓은 식사 및 거실 공간, 별도의 주방, 수영장, 그리고 수영장 옆 테라스까지 가족간 프라이버시를 유지할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다낭은 베트남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해변도시이며, 우리가 머물 다낭 프리미어 빌리지 리조트는 베트남 중부의 중심부에 있는 아름다운 미케 해변에 위치해 있다. 이 고급 리조트는 편안함과 휴식을 독특하게 조화시킨 곳으로, 빌리지에는 106개의 현대적인 빌라가 있으며, 오션 액세스, 가든 뷰, 해변가 레지던스의 세 가지 스타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은  2023년에는 트립어드바이저의 권위 있는 트래블러스 초이스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세계 최고의 가족 리조트 중 하나로 선정된 최고의 가족호텔이 되었다.

다낭리조트의 5성급 경험으로 손자들은 빌라의 수영장에서 즐기며 첫날밤을 편안하게 하룻밤 보내고, 우리는 걸어서 약 1 ~ 2분 거리에 있는 Lemongrass 레스토랑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이곳의 풍성한 아침식사는 06:30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국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해산물 스페셜과 고급 피자부터 육즙이 풍부한 비프 버거와 열대 칵테일까지 최고의 베트남 국제요리를 여유롭게 두루 맛볼 수 있다

숙소에서 시내로 나서기 위해서는 태극기가 걸려있는 이곳 프리미어 빌리지 다낭 리조트(Premier Village Danang Resort)의 정문까지 구내카트를 타고 나오거나 걸어서 정문게이트에 도착하여 반드시 여기서 출발해야만 한다. 우리가 묵고있는 빌라는 약 390 크기로 최대 8명의 성인과 4명의 어린이를 위한 규모로 가족들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지만, 택시를 이용해도 숙소앞까지 곧바로 들어갈 수 없는 시설이다.

우리나라와 2시간이 빠른 시차가 있음에도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만보를 걷는 습관대로 이곳에서도 매일 빌라촌의 구석구석을 모두 걸었다. 나는 어느곳에 가든지 시차에 금방 잘 적응하는 체질이라서 이곳 주변과 해변을 모두 걸었다. 다낭은 베트남 5대 중앙직할시 중 하나이며, 5대 중앙직할시에는 다낭과 하노이, 호치민, 하이퐁, 껀터가 포함된다. 다낭은 참어(Cham language) 'Da Nak'에서 유래되었는데, "큰 강(大河)의 하구(河口)"를 의미한다. 베트남 어로 '탁한 하천'이라는 뜻이란다.

다낭에서 남동쪽으로 약 24km 위치에 부글라 강이 있다. 남중국해 연안에 있는 호이안(Hoi An, 會安)은 작은 도시 "평안한 모임"이라는 의미이다. 예전에는 동서양의 사람들이 찾던 무역항이었고, 현재는 많은 관광객이 선호하는 바구니배를 타는 여행 코스 중 하나이다. 호이안의 전통 마을들은 1999 11 29일부터 12 4일까지 모로코의 마라케시(Marrakech)에서 개최된 제23차 유네스코 회의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곳에서는 대나무로 만든 둥그런 바구니배타기 놀이가 아주 재밋다.

저녁나절에는 아름다운 미케 해변에 나왔다. 미케 해변(bãi bin M Khê)은 다낭시 선짜군 미프억에 위치한 해변으로, 선짜반도 남단에서 오행산까지 약 10km에 달하는 길다란 화이트 비치다. 다낭의 해변 중 가장 번화한 이곳은 1975년 이전에 미군 장교들이 휴양지로 사용하기 위해 많은 서비스 시설들을 설립했다2005년 미국의 경제 잡지 '포브스' 는 다낭 해변을 지구상에서 가장 섹시한 6대 해변 중 하나로 손꼽았다. 우리는 숙소 앞에 있어서 시간이 날때마다 이곳에 수시로 찾아와 미케의 품에 안겨 놀았다.

이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운 이곳에서 친구들이 베트남전에 파병되어 싸웠던 역사가 얼룩진 곳이라니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1955년부터 1975년까지 베트남 민주공화국(북베트남)과 베트남 공화국(남베트남)과의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에 우리국군도 참전하게 되었고, 1964 9 11 1차 파병을 시작으로 1966 4월까지 4차에 걸쳐 약 5만명의 우리병력이 참전하였다. 미국은 1973년 프랑스 파리에서 북베트남과 파리 협정을 맺고 베트남에 주둔하던 미군들을 철군시켰다쿠데타와 부정부패, 민심의 이반으로 약화된 남베트남은 결국 미군이 철수한지 약 2년도 안되어 1975년에 패망한다. 이 교훈은 남북분단국가인 우리가 뼛속깊이 새기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아픈 역사이다.

이곳은 베트남의 식민지 역사가 흔적으로 남아있는 프랑스 중세도시의 모습인 바나힐이다. 프랑스 타운이라고 불러도 좋을만큼 이곳 건축물들의 규모가 방대하고 놀라울만큼 아름답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프랑스 군인들이 베트남의 무더위를 피하여 시원한 산위에 별장을 지은데서 출발하였단다. 지금은 케이블카를 타고 30분을 올라가야 하는 고산지대인데, 그당시 베트남 사람들이 맨손으로 건축자재를 산으로 옮겨 날라서 이런 건축물을 지었다고 하니, 묻지 않아도 그 시절 피땀의 흔적이 아련하게 느껴진다.

해발 1,487m의 바나산(Ba Na Hills, Bà Nà Hills)은 평균 25도의 시원한 기후 덕택에 20세기 초반부터 프랑스 상류층의 여름 휴양지로 각광을 받아왔다. 오늘날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것은 물론, 출발점과 도착점 간의 높이 차가 가장 큰 케이블카를 타고 약 30여 분 정도 올라가면 (맑은 날에는) 다낭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산 정상까지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를때도 골안개가 자욱하게 뒤덮였는데 정상에서 우리는 너무나 맑은 모습을 만났다. 저 멀리 바닷가까지 풍경이 훤하게 내려다 보이고, 구름도 깨끗하게 보이는 이런 풍경을 만나 보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만 가능하다는데 나는 평생을 받기만하고 살았는데 무슨 덕을 쌓았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일명 예수의 손이라는 골든 핸즈 브리지(Golden Hands Bridge)위에 열한명 가족이 모두 포즈를 잡고 섰다. 바나 힐 정상에 있는 이 구름다리는 두 개의 거대한 금빛 손이 받쳐 주고 있어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한다. 이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비좁고 복잡하긴 하지만, 바나 산맥의 장엄한 경치를 감상하다 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든다.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아슬하고 짜릿한 체험을 맛보는 이곳은 다낭 시내 서쪽 1시간 정도 거리의 고지대에 있는 대규모 테마파크이다.

이곳은 한강의 다리인데, 노란색의 웅장한 용 다리(Dragon Bridge)가 가장 유명하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과 함께 용이 불을 뿜는 장관을 연출한다는데, 나는 초저녁 잠을 못이겨서 낮에 증적을 남긴다. 강가를 따라 걷다 보면 다낭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프렌치 콜로니얼 양식의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현대적인 고층 빌딩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한 기분이 든다. 거리 곳곳에는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상들이 자리하고, 베트남 전통 의상을 입은 여인상, 농부와 물소상 등 다양한 작품들이 있는데, 걷기도 하며 길가에 앉아 조각상 구경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테마파크에서 손주들은 모두 놀이 재미에 흠뻑 빠져서 아주 신이 났다. 나는 혼자서라도 다낭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돌아 본다. 다시는 또다시 이곳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없기에, 눈으로 바라보며 가슴에 담아꼬옥꼭 눌러 담는다. 작년 6월에 달랏과 나트랑을 돌아봤던 그때의 느낌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처음으로 손주들과 함께 이런 멋진 풍경을 잊지 못할 추억의 선물로 받은 감동이 밀려든다. 문득, 왜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는 매일 눈만 뜨면 만나는 소나무와 잣나무 등 침엽수가 안보이는지 그것이 알고싶다.

이곳 빈 원더스(VinWonders)는 2018년 문을 연 복합테마파크다. 냐짱과 하롱베이 등의 빈원더스처럼 워터파크와 테마파크(놀이동산)는 기본시설이며, 보트를 타고 인공 강을 따라가며 동물들을 관람하는 리버 사파리(손주들이 너무 좋아하는 코스), 소수민족들의 전통 가옥을 재현해 놓은 민속촌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우리 돈 3만 원 정도로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유럽풍 건물들이 늘어선 곳에서 사진 찍기에도 그만이다. 가족 여행객인 우리에겐 세대차이 하나도 느낄수 없이 그야말로 가성비로 최고다. 

다낭의 명소인 야시장이다. 이곳 미 안 시장은 다낭에서 그리 크지 않은 재래시장이다. 이곳은 과일, 채소, 잡화 등 다양한 물건들이 가득 쌓여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화려한 불빛과 조명이 어우러진 강변의 모습과 빈틈없이 자릴잡고 물건을 파는 모습이 예전 우리네 남대문시장 모습과 비슷하다. 다만, 이 시장에는 숨겨진 보물같은 간식인 아보카도 아이스크림을 꼭 먹어야 한다는데 나는 맛보지 않았다. 

다낭의 명소 중 하나인 이곳 야시장에서의 재밋는 이야기다. 민수가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단다. 노점의 상인에게 물어보니 친절하게 먼저 나서서 길안내를 해 준다. 화장실 입구에서 관리직원이 먼저 요금을 내란다. 지갑을 열어보니 5만원짜리 밖엔 없다. 급하니 먼저 5만원을 주고 민수가 화장실로 들어간 사이에 민수엄마가 뛰따라왔기에 사용료 오만원을 이야기했더니 당장 이만동으로 바꾼다. 이 이야기를 듣던 민수 동갑내기 민환이가 아재개그로 묻는다. "민수야  황금똥을 쌌니?". 옆에서 할머니가 "요놈이 할아버지 닮았구먼!".  

베트남은 약10세기 초부터 19세기까지 독립적인 왕조를 이어오다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다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베트남을 식민지로 1945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하였지만, 다시 남북으로 분단되어 베트남(1960~1975)을 통해 국가 통일을 이루어냈다. 이렇게 식민지배와 분단국가의 아픈 역사를 겪은 베트남과 우리는 역사와 현실의 동질감을 느끼며 많이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고 그렇게 느껴진다.

2018년 처음 선보인 유명한 골든 브리지(일명 손 다리) 모습이다. 19세기 프랑스 마을을 재현해 놓은 프렌치 빌리지, 와인 시음도 가능한 와이너리, 알록달록한 꽃들로 꾸며진 플라워 가든과 거대한 좌불상이 놓여 있는 린은사, 숲의 여신을 모시는 절이자 하늘과 땅, 음과 양이 만나는 곳으로 여겨지는 린쯔어린뜨사 등도 방문할 수 있다. 주말보다 평일, 오후보다 오전에 방문해야 사람이 적단다. 비 오는 날은 안개가 심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데 우린 청명한 곳에서 모두를 둘러 보는 행운을 만났다.

1 Phan Đăng Lưu, Hoà Cường Bc, Hi Châu, Đà Nng의 썬월드(SunWorld)는 다낭 시내에 있어서 왔다갔다 지나다니면서 하늘을 향하여 높이 솟아 있는 대관람차를 보게되면 그곳이 어디인지 궁금할 거 같은 그런 곳이다.

규모는 작은 편이며 야간에도 운영을 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들어가지 않았다. 아이들이 놀기 좋은 곳이지만, 내 눈에는 규모가 커다란 롯데마트만 보여서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국위가 이렇구나를 생각하며 괜시리 그냥 기분이 좋았다.

플라워가든과 와인셀러 표지판을 보면서 이동하다가 다낭에서 가장 유명한 꽃정원인 바나힐에 위치한 르 자뎅 다무르이다. 이곳은 프랑스식 정원으로 다양한 테마의 정원과 아름다운 꽃밭이 가득하게 어우러진 곳이다. 바나힐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만날 수 있으며, 일몰을 보기 좋은 장소로도 유명하다. 네명의 아이들 동상과 다섯명의 손자들이 서로의 친구를 만난듯 반가워하는 모습이 사진속에 담겼다. 

숙소에서 모닝커피를 한잔 하면서 여유로운 다낭의 빌라 쉼터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남아있는 내 삶에서 이런 기회가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나는 삼여지덕(三女之德)을 받았노라 생각했다. 어려서는 어머니 덕택에 어려움 모르고 자라서 결혼후에는 아내의 덕으로 내가 하고싶은 꿈대로 활력넘치게 살았으며, 노후에는 딸 덕택에 또 이렇게 손주들과 여행도 다니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내 인생의 삼덕으로 분명 받았다. 오복(健妻財事友)에 플러스 자()복까지 누리는 행복한 꼰대이다

다낭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매일처럼 찾았던 마사지 샾에서 샾을 경영하는 우리나라 교민이 나에게 했던 말이다. 손자들 한두명 데리고 샾에 함께 오시는 손님들은 많이 봤어도 일곱명의 손주들과 함께 오신 손님은 이곳 생활 16년만에 처음이라면서, 정말 애국자시네요~. 그렇게 치켜주던 그 말에 팁으로 십만원을 건넨 객기가 어우러진 꼰대의 기분좋은 삶이 새삼 다시 또 떠오른다.

다낭 공항에서 손주들에게 물어 봤다. 중3부터 유치원생까지 성별과 나이와 학교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아이들이 모두가 한결같이 다시 또 오고 싶다고 입을 맟춘듯 대답한다. 그럼 됐다. 2024년 9월의 다낭 가족 여행은 이렇게 행복하고 만족한 즐거운 여행이었음을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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