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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매봉산자락길(麻浦)

영대디강 2023. 7. 16. 05:06

서울특별시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과 지하철 6호선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역(DMC) 사이에 위치한 매봉산은 높이 93.9m의 작은 언덕 수준의 동산이다. 매봉산을 빙 둘러서 걷기 좋은 산책로를 조성하였으며, 이 길을 매봉산 자락길 또는 매봉산 무장애숲길이라고 부른다. 무장애길은 휠체어를 타거나 지팡이를 짚은 채로 산책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계단이 없이 만들어진 평평한 길이라서 일반적으로 노인들이 많이 걷는 길이다.

매봉산의 유래는 응봉산과 같이 조선시대에 태종이나 성종을 비롯한 임금들이 매사냥을 했던 곳이라는 데에서 비롯되었다. 매봉산은 응봉의 다른 표기일 , 자체는 똑같다. 우리나라에는 매봉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전국에 32개가 있단다. 산림청 집계에 따르면  남한의 산 중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산으로 제1위는 봉화산으로 47, 2위는 국사봉 43, 3위는 옥녀봉 39, 4위는 이곳 매봉으로 32개, 5위는 남산으로 31개란다. 

입구인 월드컵 경기장을 매봉산 위에서 내려다보면 커다란 사각 방패연 모습인데, 이는 승리를 향한 희망을 띄우고, 월드컵을 통하여 한국의 이미지와 문화를 띄우며, 21세기를 맞아 통일과 인류평화에 대한 희망을 띄우는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란다. 또한 경기장 이미지를 한강의 상징인 황포돛배가 모여 있는 형상으로 표현하고, 건국 50주년을 기념하는 역사의 , 미완의 벽을 설치하였으며, 전통적 소반과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팔각 모반이 겹쳐지게 설계하였단다.

초가지붕으로 만들어 놓은 대장간이 보인다. 풀무골은 서울 월드컵 주경기장 부근 일대에 있던 옛마을의 이름으로 야동(冶洞)이라고도 불렸으며, 이곳 풀무골의 지명은 조선시대 여기에서 엽전을 만드는 대장간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또한 풀무골은 동래정씨(東萊 鄭氏) 가문이 200여년전 거주해온 집성촌(集姓村)이기도 하였다. 2002 월드컵 주경기장이 건설되면서 마을이 완전 철거되어 흔적을 찾아 없게됨에 따라 향토문화유적지 복원 차원에서, 2001 6 원래의 마을과 가까운 이곳에 풀무골을 상징할 있는 대장간 시설을 설치하게 되었다.

무장애 숲길(Barrier-Free Forest Trail) 길이 1.7Km이고 경사가 완만하여 노약자와 장애인등 누구나 편안하게 숲을 거닐고 즐기면서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으로 활용할 있는 곳이다. 책을 읽으며 사색에 잠길 있는 숲속도서관과 월드컵 공원을 눈에 조망할 전망대와도 연결되어으며, 가까운 곳에 문화비축기지, 유아숲체험원도 자리하고 있어서 가족간, 세대간 소통과 체험의 장으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2002 17 월드컵축구대회 개최를 목적으로, 1998 11 6 착공하여 2001 11 10 개장하였다. 2002 1~5 시운전  시범경기를 가졌으며, 5 31일에 2002 17 월드컵축구대회 개회식과 개막전을 치렀다. 부지면적 21 6,712, 건축면적 5 8,539.63, 연면적 16 6,503.34㎡에 지하 1, 지상 6층의 타원형 건물로 축구 전용 경기장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이다. 사업비는  2,060 원이 소요되었다

석유비축기지란 비상시를 대비하여 마련한 수도권 민간 비축유 저장시설이다.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경기장과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 DMC) 사이 매봉산 자락에는 개발시대의 산업유산인 석유비축기지'가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채 남아 있었다. 석유비축기지는 4 중동 전쟁(1973 ~ 1974 있었던 아랍과 이스라엘 분쟁) 당시 아랍 산유국들의 석유 무기화 정책으로 발생한 1974 1 석유파동 이후 서울시에서 비상시를 대비하여 국내 석유수급 가격안정, 경제발전을 위해 1976 ~ 1978년에 건설한 민간 유류저장시설이다. 탱크의 지름 15M ~ 38미터, 높이 15M 탱크 다섯개에 6,907 리터의 석유를 비축하고, 1보안 시설로 분류하여 시민들의 접근과 이용을 철저히 통제했었다.

매봉산 우수조망명소에서 서울의 명산인  북한산, 백년산, 안산, 인왕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매봉산 포토랜드에서는 N서울타워, 마포구청, 월드컵경기장, 청계산, 63빌딩, 파크원타워, IFC서울, 관악산, 국회의사당, 삼성산, 평화의 공원, 한강, 성산대교, 에너지드림센터, 하늘공원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매봉산과 연결된 월드컵공원은 노을공원, 하늘공원, 난지천공원, 평화의 공원, 난지한강공원의 5 공원으로 이루어져. 그중 메타세콰이어길은 1999년도에 조성하였으며, 하늘공원 남측 산책로에 890 미터의 메타세콰이어가 하늘을 향해 뻗은 산책로와 하늘높이 솟은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하늘공원 사면의 녹음과 어우러져 월드컵 공원 명소로 서울시민의 사랑을 받고있.

서울둘레길 7코스와 만난다. 서울둘레길은 서울의 외곽 156.5Km를 따라 걸으며 자연경관과 생태를 배우고, 느끼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자연 생태탐방로이며, 그 중 7코스는 봉산 ~ 앵봉산(가양대교남단 ~ 구파발역) 으로 16,8Km의 거리를 걷는 구간이다.

점심시간에 산책로 걷기를 좋아하는 동료들과 함께 날마다 매봉산자락길을 걸었는데, 요즘 장마철에 내리는 호우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갑자기 쏟아질런지 예상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가 일하는 빌딩안에 만들어 놓은 건물안의 둘레길을 따라 창밖으로 보이는 매봉산을 바라보며, 자연의 숲 속 산책로를 걷지 못하는 아쉬움을 빌딩 내부를 돌아들며 풀어보기도 한다.

이번달에는 디지털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곳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가산디지털단지, 구로디지털단지, 디지털미디어시티 등 세종대왕께서 들으시면 많이 서운해하실 것 같은 이름들이 붙은 동네이다. 아침출근시간에 물밀듯이 줄지어 출근하는 돼지털처럼 많은 젊음들을 보면서 내 나이 또래를 찾을 수 없음에 아쉬워하기도 하고, 또 나는 돼지털처럼 꼬불거리는 모발을 가진 사람이라서 그런저런 이유로 아재개그를 즐기는 나는 돼지털이라고 발음하지만, 출퇴근 시간에 붐비는 지하철을 타면 내가 무슨 잘 못을 저지른 일도 없는데 괜시리 주눅이 든다. 노인네들이 왜 젊은 직장인들이 미어터지듯 붐비는 지하철에 출퇴근 시간을 피해서 다니지 않고, 왜 하필 그 시간에 뻔뻔스레 자리에 앉아 그것도 공짜로 타고 다녀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더 그렇다.

금요일 오후에는 일과를 조금 일찍 마치고 퇴근길에 DMC역에서 탄 지하철에서 정말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노약자 석에 신발을 벗고 올라 앉아 스마트폰을 보면서 길게 드러눕듯이 다리를 뻗고 앉아 있는당당한 여성을 보게 되었다. 왜 저런 자세일까? 뭔가 불편한 몸 때문에 그럴까? 아니면 자기네 집안인걸로 착각하는 치매성 증세로 저런걸까? 안그래도 노인들의 행태가 불만스러워 젊은이들에게 욕먹는 세상에서 평균 수명은 자꾸 높아져만 가는데 어떻게 저런 모습으로 살아가는걸까? 왜 그렇게 앉아 계시냐고 차마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아서 그냥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사진만 찍었다.

서울의 중서부 한강연안에 위치한 마포지역은 안산에서 갈라진 와우산 구릉산맥과 노고산 구릉산맥, 용산 구릉 산맥이 강으로 뻗어 세 산맥연안에 호수처럼 발달한 서호, 마포, 용호가 있었는데, 3호를 삼포(三浦-3개의 포구)라고 불렀고 이 삼개 중 지금의 마포를 마포강, 마포항 등으로 불려 마포라는 명칭이 여기서 유래되었다. 이번 주에는 마포에 사는 친구에게 마누라가 포기한 동네에 산다고 아재개그로 놀렸던 어제의 나를 매봉산자락길에서 진심으로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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