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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대체 공휴일인 8월17일에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장안로346번길(이목동 794번지) 노송공원으로 스케쥴이 없는 휴일의 습관적 운동인 만보걷기를 위해 찾아왔다. 이곳은 수원시 북문에서 지지대로 향하는 중간 정도의 길가에서 자라는 늙은 소나무가 있는 반경 약 5㎞의 공원이다. 노송은 옛부터 저절로 자라온 나무이거나 그 후손 나무들이며 지금은 노송공원에서 훌륭한 가로수 역할을 하고 있다.

노송(老松)은 늙은 소나무를 표현한 명사이며, 조선 광해군 시절에 伯厚(백후)의 한시 "弱幹才盈尺 如何得老名 伯夷稱大老 豈是勢崢嶸(약간재영척 여하득노명 백이칭대로 기시세쟁영) : 잔약한 줄기 겨우 한 자 남짓인데, 어이하여 노송이란 이름 얻었는고. 옛날 백이를 노성한 분이라 칭하나니, 이 어찌 나이 많다는 데서 뛰어나다 했겠는가."를 읽으며 나이를 생각했다.

노송지대 안내판이다. 노송지대는 조선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장헌세자)의 묘소인 현륭원(융릉)으로 가는 능행차 길을 조성하고 수원 신도시를 가꾸는 과정에서 심은 소나무와 능수버들이 그 유래가 되었단다. 당시 정조대왕의 깊은 효심과 경관 조성을 위한 배려가 수백 년의 시간을 넘어 오늘의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뿌리내린 것이다.

노송공원 안내판을 보니 효의길, 솔의길, 세족장, 데크쉼터, 노송둘레길 등이 있다. 이곳은 조선시대 정조대왕이 심은 200년 이상 된 노송과 함께 보랏빛 맥문동 군락지를 함꼐 볼 수 있는 역사와 힐링산책의 명소이다. 아직은 좀 이르지만 노송지대 맥문동 군락지 개화 상황과 함께 내게는 모두 지나가버린 효도를 생각하며 '효의길'을 걷는다.

조선의 정조(재임 1776~1800)가 생부인 장헌세자의 원침인 현륭원 식목관에게 내탕금 1,000냥을 하사하여 이곳에 소나무 500주와 능수버들 40주를 심게 하였다고 한다. 현재는 대부분 고사하고 1권역 효행기념관 부근 9주, 2권역 삼풍가든 부근 21주, 3권역 송정초등학교 부근 8주 등 총 38주의 노송만이 보존되고 있단다.

소나무 사잇길에는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맨발 황톳길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 노송지대에는 황토와 마사를 혼합하여 만든 ‘건식 황톳길’이 있다. 비가 오면 일부 황톳길에 물이 고여 습식처럼 보일 수 있지만, 평소에는 부드럽고 푹신한 흙 감촉을 그대로 느끼며 맨발로 걷기 좋게 정비되어 있다고 한다.

공원 화장실 벽에 그려진 노송의 모습이 포근하게 다가온다. 정조 때인 1794년(정조 18)부터 1797년(정조 21)까지는 수원읍 내외에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단풍 1섬, 솔씨 2섬, 뽕나무 2.5섬, 밤 2섬, 상수리 42.13섬, 탱자 1섬을 비롯하여 자두, 복숭아, 살구 기타 과수와 꽃나무 묘목 등을 파종하였다고 한다. 현재까지 살아 있는 소나무는 당시에 가꾸어 놓았던 나무들 중의 하나이며, 탱자나무는 노송지대의 안 마을에서 아직 살아 있는데 이 나무가 당시의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심었다는 기록만은 남아 있단다.

노송지대에 있는 소나무마다 각각 개별 안내판이 있다. 아 소나무에는 "경기도 자연유산 노송 제81호"라고 소개되어 있고, 이곳에 남은 소나무 호수(81호)까지 기록되어 있다. 노송지대는 1973년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최근에는 그 소중함을 더욱 높이 평가받아 '경기도 자연유산 제1호'로 지정되어 보존 및 관리되고 있다.

우리나라 애국가 2절에도 소나무가 나온다. 그만큼 소나무는 우리나라의 대표 나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송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수령이 오래된 노송들이 저마다 고고하고 멋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하늘을 향해 높게 뻗은 줄기와 굽이굽이 가지를 넓게 펼친 노송들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해 준다.

노송 제71호 모습이다. 조선 시대에는 존송(尊松)사상이라는 게 있을 정도로 소나무를 끔찍이도 아꼈다. 이렇게 소나무는 정중하며 엄숙하고 과묵하며 고결하며 기교가 없고, 고요하며 항상 변하지 않고 자연스러우며 잘 어울리는 까닭에 우리 민족의 심성을 사로잡아 왔다고 한다.

철물 지지대로 버팀해 놓은 노송 제65호의 모습이다. 현재 노송지대는 대기 및 토질 오염과 차량 진동 등으로 인해 죽거나 솔나방의 유충, 솔잎혹파리·소나무좀 등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하여 노송을 보호하기 위한 관리와 보존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걷다보니 우리 고유의 멋을 풍기는 팔각정 쉼터도 있다. 푸른 수목을 배경으로 웅장하고 고즈넉하게 서 있는 팔각정 정자는 정조대왕의 역사적 숨결이 느껴지는 전통 한옥 담장 쉼터로 더위를 피하기에 아주 좋다. 전통 기와 담장을 배경으로 그늘막 벤치가 설치되어 있어, 누구라도 산책 중 잠시 걸음을 멈추고 담소를 나눌 수 있다.

노송지대는 2023년 산림청으로부터 모범 도시 숲으로 지정받았다. 정조대왕의 깊은 효심이 서린 경기도 자연유산 제1호 노송지대에서 시원한 피톤치드 바람을 맞으며 한여름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보는 맛과 멋이 깃든다. 8월 중순이면 한층 더 화려해질 맥문동 보랏빛 물결도 기대해 보라는데 오늘은 꽃을 만나보기 어려웠다.

노송지대 뒷길로 조성된 좁다란 산책로를 나홀로 걷는다.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살아오면서도 오로지 받기만하고 살아온 나는 과연 효의 길을 걸어 왔는지, 내 앞에 주어진 삶의 길이는 과연 얼마나 될런지, 주어진 그 삶에서 내가 내 의지대로 활달하게 걸을 수 있는 시기는 언제까지 일런지를 생각하며 걷는다.

선배들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내 의지대로 이렇게 힘차고 건강하게 걷는 모습도 결코 오래도록 많이 남아있지 않았을 거라는 인생무상의 세월을 떠 올리며 푸르른 노송공원 뒤안길 산책로 여름 숲길을 숙연하고 쓸쓸한 맘으로 걷는다.

자연과 역사를 품은 이야기길인 수원 칠색길인 효행길의 안내판이다. 현재 노송지대는 대기 및 토질 오염과 차량 진동 등으로 인해 죽거나 솔나방의 유충, 솔잎혹파리·소나무좀 등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하여 노송을 보호하기 위한 관리와 보존계획을 진행하고 있단다.

수원특례시의 자연과 역시를 품은 여덟가지 매력을 지닌 이야기길 8색길은 제1색길 모수길: 도심 속 생명길, 제2색길 지게길: 광교호수 풍경길, 제3색길 매실길: 생태자연길, 제4색길 여우길: 광교호수와 원천저수지 연결길, 제5색길 도란길: 영동신시가지 메타세콰이어길, 제6색길 수원둘레길: 수원특례시를 한바퀴도는 녹음길, 제7색길 효행길: 정조대왕의 참배길, 제8색길 화성성곽길: 세계문화유산 화성성곽 사적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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