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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민속촌 너울길(龍仁)

영대디강 2024. 6. 30. 04:56

6월에 걷기 좋은 곳을 검색했더니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매월 여행하기 좋은 ‘걷기여행길’로 선정한 5곳 중에서 첫번째로 이곳 '민속촌 너울길'이 나온다.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는 6월에 나무들 사이로 그늘이 드리워지고 숲 사이로 흐르는 바람결이 살랑대는 걷기 좋은 곳을 찾아 이곳에 왔다. 안내문에 보니까 여기는 책 향기 폴폴 풍기고 개성 넘치는 책방들을 찾아 떠나는 책향기 따라 걷는 길이라는데, 그런데 출발지에서부터 용인너울길 05코스 ‘민속촌너울길’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들어서야 하는지 찾지 못해서 아리송하다.

너울길 코스는 민속촌입구삼거리 -> 상갈주공아파트 -> 백남준아트센터 -> 구갈레스피아 -> 지곡초교삼거리-> 민속촌입구삼거리로 돌아오는 총거리 9.0km라는 자료만 보고 그걸 믿고 민속촌입구 삼거리까지 찾아왔는데, 처음 시작지점부터 너울길 진입로를 찾을 수가 없다. 민속촌입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나서 민속촌 삼거리에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민속촉 너울길'을 찾아봐도 안내표지판이 보이지 않아서 스마트 폰에서 내비게이션으로 내 현재 위치부터 다시 찾아보고 있다.

분명히 이곳이 맞다. 그런데 출입하는 길이 없다. 매주 생소한 산책로를 찾아 걸었던 경험으로도 수백회 만에 이런 헤멤은 처음 접하고 있다. 너무 답답하여 경기국악원 맞은편 민속촌 주차장에서 차량의 출입을 안내하는 관리인에게 민속촌 너울길을 물었으나 너울길은 처음 듣는 이야기란다. 스마트 폰에 나타난 민속촌 너울길 지도를 들고 다시 물어 봤는데도 역시 모르겠단다. 불성실하게 근무한다고 보여질 수 있으니 근무중이므로 그냥 옆을 비켜 달란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경기 국악원으로 들어서서 입구 안내소의 경비원에게 물어보니 친절하게 길을 알려준다. 국악원으로 들어가서 오른편 국악원 담장 철조망 사이로 열려있는 샛길을 따라 나가면 남부컨트리클럽 도로가 나오니 그 길로 걸어 올라가면 된단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민속촌로 89의 이곳은 2004년 7월에 개관한 경기국악원으로 한국 전통 예술을 활성화시키고, 경기도민 및 외국인 관광객에게 다양한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급하는 목적으로 건립되었다고 한다. 공연장과 함께 강습실, 합주실, 악기보관실, 의상보관실 등 완벽한 문화 제반사항을 갖추고 있으며, 항상 끊임없는 첨단 시설 구축으로 전문적이며 앞서가는 문화 선도를 통해 우리들에게 최상의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해주려고 한단다. 지도에서 보이는 길처럼 너울길은 한국민속촌을 시작으로 경기도국악당,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백남준 아트센터 등 경기도 문화예술의 주요 시설들을 잇는 코스이다.

국악원과 CC를 구분하는 녹색 철망사이로 열려있는 쪽문을 통과하니 이 길이 나타난다. 조금은 가파른 오르막길인데 자동차 전용도로인거 같다. 사람이 걷을 수 있는 인도가 없다. '민속촌너울길’은 민속촌입구삼거리에서 출발해 같은 지점으로 되돌아오는 약 9km의 순환형 코스의 걷는 길이라면 분명 이길은 아닌거 같다. 천천히 걷는 평화로운 길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용인너울길’ 05코스 ‘민속촌너울길’은 생태공원인 ‘구갈레스피아’를 가로지르고 있어 심신을 힐링하며 걷기 좋은 길이라는데, 이 길은 그게 아니다.

인도가 없으니 차도로 내려서서 걸을 수 없어서 염치체면 불구하고 CC로 올라서니 Green Field가 나타났다. 남부 CC 자연림과 환상적인 조화가 극치를 이루는 남부컨트리클럽의 코스는 클럽하우스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펼쳐진 18홀 중 비슷한 홀이 하나도 없단다. 각 홀마다의 개성 있는 특징은 가히 명 코스라고 할 수 있단다. 골프 초보자에게는 편안함을 주며 싱글 플레이어에게는 다양한 난이도와 흥미로운 구성으로 흥분과 긴장, 스릴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꿈의 초원이란다. 이곳 남부컨트리클럽의 아웃코스는 Par36의 3,217m이고, 인코스는 Par36의 3,293m로 코스를 모두 돌면 만보걷기로 충분한 셈이 든다.

남부컨트리클럽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곳에서 바로 '민속촌너울길’의 진입로가 나타난다. 민속촌 너울길을 걷고 싶으면, 네비게이션에 남부CC를 찍고 이곳 주차장으로 달려오면 된다. 이곳은 주차장도 몇단계로 층층시하에 광활하게 매우 넓고 주차비도 신경 쓸 필요없이 아주 편안한 주차공간이다. 

데크산책로가 먼저 나타난다. 데크(Deck)의 사전적 의미로는 배의 갑판이며, 건물의 외부, 옥상, 테라스 등에 까는 목재를 말한다. 이곳 데크산책로 이용안내판에는 쾌적한 휴식공간과 깨끗하고 질서있는 산책로 이용을 위하여 휠체어나 유모차 이외 자전거 등의 출입을 금지하고, 데크에서 조깅하거나 난간에 기대는 행위가 위험하니 안되고, 등산지팡이(스틱) 등은 바닥에 사용금지하며, 흡연 등 타인에게 불쾌감과 혐오감을 주는 행위는 안된다고 자세하게 안내한다.

조성된 산그늘로 들어서니 야자매트로 잘 조성된 산책로가 나타난다. 야자매트는 코코넛의 겉껍질에서 채취한 적갈색의 질기고 강한 탄력성이 있는 섬유로서, 과실 섬유로 분류되는 유일한 섬유이다. 야자매트 실의 길이는 10~25cm로 말털과 비슷하다. 굵고 긴 섬유는 브러시로 사용하고, 양질이고 컬이 있는 섬유는 실로해서 매트・발・가구용의 거친직물, 포장용 천으로 사용된다. 야재매트의 실은 코이어사라고 하며 브러시용의 섬유는 코코넛 섬유라고 일컫는다.

넓은 잔디밭이 펼쳐진다. 잔디(Lawn grass)는 외떡잎식물 벼목 화본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재생력이 강하고 식생교체()가 일어나며, 조경의 목적으로 이용되는 피복성() 식물이다. 잔디로 식생된 지표지역을 잔디밭이라고 하며, 잔디나 잔디의 뿌리로 차 있는 토양표층이나, 이식 또는 증식의 목적으로 떼어낸 토양표층의 일부를 우리는 떼라고 부른다. 오늘도 잔디 떼 위에 드러눕듯 하늘을 본다.

이 산책로는 당초 목적했던 길이 아니지만, 걷기 위한 목적이므로 이 길의 특징은 역사와 문화, 자연을 아우른다는 점이다. ‘민속촌너울길’을 걷다보면 조선 전기의 정자인 사은정(용인 향토유적 제50호)을 비롯해, 한국의 전통미를 관람할 수 있는 한국민속촌, 2008년 10월에 개관한 백남준 아트센터, 그리고 아름다운 숲길까지 만날 수 있다.  주말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초여름의 아름다운 숲길에서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추억을 남겨보는 맛도 있다. 요즘에 내가 만보걷기로 자주 만나는 데크산책로는 무장애길이 많았는데, 이곳은 가파른 언덕과 계단이 많아서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탐 존스의 '고향의 푸른잔디" 노래가 떠 오른다. Green green grass of home -Tom Jones/lyrics.// The old home town looks the same/ As I step down from the train/ And there to meet me is my Mama and Papa/ down the road I look and there/ runs Mary/ Hair of gold and lips like cherries/ It's good to touch/ green green grass of home/ Yes, they'll all come to meet me/ Arms a reaching, smiling sweetly/ It's good to touch the green green/ grass of home//. 지금도 완벽하게 기억하는 노래이다.

내가 젊은 시절에는 가수라는 이름으로 이미자, 현미,  남진, 나훈아 등 트로트계의 전설들이 가요계를 온통 주름잡던 그런 시절이었는데, 당시에도 나는 굵고 큰 바리톤 목소리와 전혀 어울리지 않게 포크계의 통키타 가족들인 세시봉의 윤형주, 이장희, 조영남과 송창식, 김세환, 양희은 등의 노래와 팝송을 즐겨 따라불렀던 기억이 난다.  

통삼근린공원 안내판이다. 용인특례시는 기흥구 상갈동 464번지 일원 107190(32482)에 모험 놀이터와 바닥분수, 시니어 운동 마당 등을 갖춘 통삼근린공원을 개장했다. 통삼근린공원은 지난 2008년 공원조성사업을 시작, 2020년 장기미집행 공원으로 실효 위기에 처했으나 이제는 시민 누구나 찾아와 힐링할 수 있는 도심 속 녹색공간으로 재탄생했다. 2021년 말 토지보상비 630억5000만 원, 설계비 2억 원, 공사비 56억5000만 원 등 모두 689억원을 투입해 통삼근린공원 조성공사를 시작했으며, 조경공사를 통해 느티나무 등 교목 463그루, 관목 22180그루, 초화류 119000그루를 식재해 시민들이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도록 조성했다.

단풍나무들이 벌써 가을 빛을 자랑하며 줄지어 서 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록된 '단풍나무' Acer palmatum 말한다. 단풍나무의 속명 Acer 단풍나무의 라틴어로 '뾰족한'이란 뜻으로 깊게 갈라진 열편의 형상을 가리키고, 종소명 palmatum '손바닥 모양'이라는 뜻이다. 학술적 의미에서의 단풍나무 Acer palmatum 뾰족한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진 잎사귀가 특징인 나무, 정확하게는 잎이 5~7갈래로 갈라져 있는 단풍나무속 낙엽교목을 가리킨다. 단풍나무의 꽃말은 '사양', '은둔', '자제'이다.

상갈역이다. 상갈역은 분당선(오리 ~ 수원 구간) 19.5㎞ 복선전철 공사 중 기흥역~망포역 간 7.3㎞ 구간 개통에 의해 2012년 12월 1일 영업을 개시하였다. 이후 2020년 수원과 인천을 연결하는 수인선이 개통하며 수인·분당선 노선이 탄생, 오늘에 이르게 되었으며, 역명은 상갈동의 지명을 따서 상갈역이 되었단다. 

상갈역 앞 꽃밭에 앉아 멍 때리는 시간이다. 이곳은 용인지역의 남쪽 끝에 자리하고 있는 역사로 본래 용인현의 기곡면에 속해 있던 지역이다. 갈천 위쪽에 있어서 윗갈래 또는 상갈천이라 불리던 것에서 유래되었으며,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과 2005년 기흥구 승격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수도권의 주요 택지개발사업이 진행된 보라지구가 인접하여 주민들의 생활과 교통편의에 크게 기여하였단다.

근린공원(近隣公園)은 이 지역 인근의 거주자 또는 근린생활권으로 구성된 지역생활권 거주자들의 보건과 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치된 공원을 말한다. 종래 공원이라고 불리는 것의 대부분이 이러한 것이었으나, 근대에 와서 동적 레크리에이션이 성행하게 되고 또한 공원의 기능이 확대됨에 따라 점차 다양한 종류의 공원이 요구되었고 공원의 분화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종래의 공원에 동적 레크리에이션을 위한 시설이 보완되고, 그로 인하여 종래의 공원은 본래 사명으로 하던 정적 레크리에이션 장소로서의 특색을 점차 잃게 되었다.

시니어 운동 마당이 특이롭다. 시니어(senior)는 손위, 상위의 등의 뜻을 가진 영어 단어이다. '시니어' 일상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일컫는 말이다. 요즘은 시니어 시티즌의 줄임말로 4단계로 나눈. 1)프리시니어: 은퇴를 앞두고 시니어를 준비하는 단계로 아직 경제활동을 하고 있어서 소비활동이 활발한 45-59 연령대. 2)액티브 시니어: 은퇴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소비활동, 사회활동이 활발하며 신체적인 제약이 거의 없는 50-74 연령대. 3)아더 시니어: 신체적인 제약은 거의 없으나 은퇴 상대적으로 낮은 경제력과 가족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며 소비 관여도가 낮은 50-74 연령대. 4)실버: 노쇠하여 신체적 제약이 있으며 경제력 등에서 가족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는 75 이상인 내 연령대를 말한다. 

데크산책로 계단에 앉아서 나를 잠시 생각해 본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의 미군정시절 태어나 어렵고 힘든 격동의 시대인 625와 419, 516, 518을 두루 겪으며 삶을 한계단씩 조심스럽게 밟으며 살아왔다. 오로지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공부하고 일하며, 나라와 이웃을 돌아보려는 너른 꿈을 갖지도 못하고 그렇게 단순하고 평범하게 살았다. 세월은 빠르게도 흘러가서 어느새 노인이 되어버린 지금의 내 삶을 다시 돌아보면서, 도대체 뭘 그렇게 열심히 어떻게 무엇을 위하여 왜 살았느냐고 이제서야 되묻고 싶다. 

루터대학교 앞에 선 고목(古木)이다. 고목은 이상 자라지 않은 오래된 나무이다. 내 삶과 같은 노목(老木), 노수(老樹), 노거수(老巨樹)를 바라본다. 고목은 주로 키가 나무이고, 고목(枯木)은 말라서 죽어 버린 나무를 말한다. 이곳의 상수리나무(학명Quercus acutissima, sawtooth oak)는 참나무과의 나무로 한국, 중국, 일본등의 동아시아가 원산지이다. 나무의 높이는 15-20m쯤 된다. 나무 껍질은 어두운 갈색으로 얇은 코르크 상태로 되어 있다. 낙엽수이며 가을에 단풍이 든다. 상수리나무는 성장이 빨라 나무를 심은 뒤 10년 정도면 도토리같은 열매도 열리도 목재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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