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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횡성호수 둘레길

영대디강 2018. 4. 1. 15:58

며칠동안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긴 하지만, 그래도 3월을 그냥 보내기 아쉬운 마음으로 말일이자 토요일에 떠난 횡성호수길 제5구간 표지판 앞에서 인증샷으로 찰칵!

제5구간 출발지점인 망향의 동산(횡성군 갑천면 구방리)은 횡성댐이 건설되어 물속에 잠기게 된 5개리 258세대 주민들이 고향을 잊지 않으려고  갑천면 구방리 옛 화성 초등학교 옆 야산에 만들어 놓은 가슴시린 전시장입니다.

횡성호 호수길은 전체면적이 209평방킬로로 구성되어, 호수길은 전체길이가 27Km로 6개구간으로 나뉘었으며, 제1구간은 횡성댐-대관대리 3Km, 제2구간은 대관대리-삼거리 4Km, 제3구간은 삼거리-화전리 1.5Km, 제4구간은 화전리-포동리 7Km, 제5구간은 망향의 동산 일주 4.5Km 인데, 우리는 차가 있으니 주차장에 세워두고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경로를 택했습니다.

횡성댐은 십여년전에 대관령 한우 RFID 시범사업지역으로 선정되어 감리차 방문했으며, 2000년에 섬강에 횡성다목적 댐이 만들어지면서 댐의 역사와 물의 소중함을 알 수 있도록 마련된 체험관, 전망대와 휴게실 및 갤러리를 관람차 찾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둘레길은 호수가에 호젓하고 경관이 좋은 길로 아담하게 조성되어 오르막 내리막도 거의 없이 평탄했고, 흙길이라서 그런지 걷는데 발목에 부담이 전혀 없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나무인형과 곤충 등을 조각작품으로 만들어 놓아서 사진이라도 남기지 않고는 그냥 지나갈 수 없게 만들어 놓았더군요.

우리는 부부싸움 후 집 나온 사람들처럼 말 없이 그냥 걷는데, 아내 폰이 SNS로 계속 삑삑 거립니다. 부활절이라며 여전도회에서 준비해야하는 행사로 총무인 아내의 단톡방은 답신 때문에 걷기가 힘듭니다.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성격탓에 남의 눈치를 별로 보지않고 사회생활한 내게도 유일하게 맞춰줄 수 밖에 없는 사람이니 어쩔 수 없네요.

우린 걷기만큼이나 즐기는 먹거리 찾기도 인터넷으로 맛집을 검색하여 막국수 집을 찾았습니다. 통나무 집에서 비빔막국와 감자전을 시켜 놓고 둘러보니 딱 우리 두사람 뿐이더군요. 새콤 달콤 매콤 비빔막국수가 너무 맛있어서 "사장님! 여기 막국수를 주문했는데, 맛국수가 나왔네요" 말장난을 했더니만, 주문진에서 가자미를 직접 사다가 만든다며 레시피 설명까지 해 주십니다.

 

너무 많이 먹어서 일어서기 힘든데도 사리를 더 주겠다기에 냉큼 일어나 문밖으로 나오니, 사장님이 따라 나와서 깊은 한숨을 쉬더군요. 바로 옆 건물인 횡성온천과 숙박시설이 20일 후 경매가 되니, 다시 호황의 시간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며 참는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유치권을 행사중이라는 유치한 현수막을 보면서 사람이 돈을 버는 방법과 먹고사는 방법도 다양하지만, 남의 어려움을 이용하여 내가 돈을 번다는 것은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치 좋고 인심도 좋은 곳에서 힐링의 시간을 갖고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를 켰더니 우리예술단 평양공연 뉴스가 나오네요. 우리도 유럽처럼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산자수려한 금수강산 삼천리를 마음껏 여행할 수 있는 그 때가 어서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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