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기산리의 마장호수를 가로지르는 220m 국내 최장길이의 흔들다리가 3월29일 개장되었다고 TV프로그램 생생정보통에 방영되었다니, 당연히 우리가 먼저 찾아가서 둘러보는게 하나의 절차이겠지요.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가 200m로 국내 최장이라 했는데, 마장호수 출렁다리가 길이 220m로 현수교의 기록을 갱신했답니다. 4월초 기온이 영상2도의 쌀쌀한 날씨이고, 토요일 이른시간임에도 제1주차장부터 제6주차장까지 480대의 주차규모라는데 차량들이 빼곡히 들어차서 간신히 제3주차장에 겨우 한자리 비집고 들어가 길을 나섰습니다.
호수위를 가로질러 폭150cm로 좁은 출렁다리 가운데 경계선은 바람이 통하도록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서, 아랫쪽 호수면을 내려다보면 조금은 무섭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마장호수 흔들다리라고 이름했나 봅니다. 흔들다리? 출렁다리? 하늘다리? 구름다리? 어떻게 뭐가 다른지 궁금하긴 하네요.
호수의 전체 면적은 9만8천평방미터로 호수를 한바퀴 돌아드는 둘레길을 조성했는데 지금은 4.5km 중 3.3km만 개통되었답니다. 워킹코스를 워낙 좋아하는 우리부부에겐 그냥 말없이 걷기만 하는 습관대로 30분 정도에 한바퀴를 휘잉~ 돌아버리고 말았습니다. 너무 싱거운 코스라서 "다른 커플들은 모두 연인들인데 우리만 부부인갑넹!" 꼭 필요한 말만 하라는 아내의 당부를 까먹은 채 또 뱉어내고야 밀았습니다.
호수 주변에는 여행객 차림의 아낙들이 나물을 캐는 모습이 보이네요. 이렇게 경치좋고 물 맑은 풍경들로 힐링하면 되는데, 나는 왜 엉뚱한 모습을 보는건지 스스로를 나무람해 봅니다. 아직 오전 열시반도 채 안됐으니 파주시 적성면 감악산 출렁다리로 이동하자고 제의했습니다. 당초 계획은 이곳 음식점들이 방문기념사진을 제시하면 음식값 10%를 할인해 준다기에 점심까지 먹을 예정었습니다.
감악산 출렁다리는 길이 150m로 주변에 등산코스가 많아서 누적방문객이 백만명을 넘겼다는 유명한 곳입니다. 감악산은 해발 675m로 그리 높지않은 코스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나이와 상관없이 스틱도 무관하게 날다람쥐처럼 뜀박질 수준으로 가볍게 오르락 내리락 했습니다.
감악산 흔들다리를 건너면 법륜사 절이 나오고, 사찰의 앞 마당을 흐르는 물줄기는 해탈교 밑에서 세상의 모든 번뇌를 씻기고 내려오다가 가파른 절벽을 만나 운계폭포를 만들었습니다. 여행객들은 그 폭포아래 뭔지모를 간절한 소원의 돌멩이 하나씩을 쌓아서 돌탑을 만들었네요.
폭포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문득,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되돌릴 수 없다는 속담이 생각났습니다. 요즘 우리나라에는 힘이 있었던 사람들이 폭포처럼 떨어지는 모습을 매스컴에서 자주 봅니다. 그들이 가졌던 권력, 명예, 지식, 건강 등은 되돌리지 못해도 돈을 가진 사람은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자본은 전기로 물을 끌어올려 물레방아도 다시 돌릴 수 있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 봅니다.
무소유의 삶을 가르치셨던 법정스님은 우리시대의 금수저들이 만든 자본의 대물림을 과연 아셨을까 그런 부질없는 생각도 해 봅니다. 어쩌면 내 아이들에게 나는 아무것도 물려주지 못하는 빈털털이 삶을 비겁하게 자위하듯, 아무것도 가진 것 없어도 부자가 부럽지 않은 감사의 삶이 모순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컴맹이었던 아내는 스마트 폰 덕택에 IT전문가인 나를 가르칩니다.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 줌인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더니만, 근처 맛집을 검색하는 방법도 가르쳐 주네요. 덕택에 부대찌개가 아닌 부대볶음을 처음으로 먹어 봤습니다.
아이들 주자며 부대찌개를 포장해서 차에 싣고 돌아오면서 운전도 교대하자기에 자리를 바꿨더니, 온통 연초록의 이파리들이 싱그러운 봄 햇살에 내 마음을 뻬앗아 가네요. 흐드러지게 핀 하이얀 벚꽃이 가로수로 줄지어 선 곳을 지나며,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에 건강하고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즐기는 우리들의 환경에 감사하면서....
- Total
- Today
- Yesterday
- 설날
- 구로올레길
- 백범길
- 서봉산
- 임영대군
- 수원팔색길
- 향토유적 숲길
- 성경타자
- 경기대학교
- 가족
- 바람길숲
- 중랑둘레길
- 모락산둘레길
- 여우길
- 당정근린공원
- 동방저수지
- 광교산
- 황성공원
- 골프장둘레길
- 우음도
- 소래습지생태공원
- 동물원둘레길
- 화랑유원지
- 쑥부쟁이둘레길
- 화랑호수
- 감사
- 기천저수지
- 서울둘레길
- 피톤치드
- 산들길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