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기천저수지(華城)

영대디강 2022. 10. 2. 05:32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기천리에 있는 저수지인 기천저수지를 검색하니 지도에는 A,B,C로 저수지의 위치가 세개나 뜬다. 자동차의 네비게이션에 기천저수지를 찍고 달려가보니 자욱한 안개속에서 B가 나타난다. 좁디 좁은 동네 고삿길을 이리저리 헤치고 조심조심 운전하여 겨우 다가갔더니만 제방위엔 기천3저수지라고 표지판에 쓰여져 있는데, 여긴 저수지라는 호칭보담은 물웅덩이라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그 규모가 작다. 

여길 찾은 목적은 그냥 주말이면 가까운 산천경개 찾아서 눈으로 자연을 보고 몸으로는 즐겁게 만보이상 걷는 그런거 였기에, 이전에도 올랐던 화성의 대표 명산인 건달산에 오르는 2개의 코스 중 하나이기에 시월의 첫날에는 그냥 낭만스럽게 짙은 안개속으로 오솔길따라 산길을 걷기로 했다. 

세종시에서 일하는 목요일과 금욜에도 자욱한 안개속을 누비며 숙소에서 일터로 운전하며 조심스레 출근해야만 했는데, 집으로 돌아와서도 역시 안개와 함께해야 하는 일상이 조금은 부담이 되기도 한다. 이젠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되니까 맨얼굴로 찬 공기를 호흡해야 하니 안개가 콧속으로 들어갈때 싱그러움보다는 필터링이 필요할 거 같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한걸음씩 한발자욱씩 벅차게 숨이 차오르지 않도록 호흡을 조절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다람쥐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먼저 건불사로 난 포장도로를 따라서 오른다. 안개란 용어는 연기입자·얼음입자 또는 그런 성분의 혼합물로 이루어진 구름을 나타낼 때도 쓴다. 안개는 자연대기 중에 항상 존재하는 응결핵(凝結核)에 물방울이 응결됨으로써 형성된다. 대기의 상대습도가 1%라도 넘어 과포화되면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다. 심하게 오염된 대기에서 응결핵은 상대습도가 95% 이하에서도 안개를 형성시킬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다(스모그). 물방울의 성장은 용해성 가스나 묽은 황산을 형성하는 아황산가스를 흡수함으로써 가속된다.

안개를 보고 날씨를 예상한 실례로 ‘아침안개 짙으면 맑을 징조’ 또는 ‘아침안개 끼는 날은 중머리 벗겨지는 날’ 등의 속담이 널리 전해지는 것도 알고 보면, 지상에 끼는 안개의 대부분이 이동성고기압의 중심부에서 나타나는 농도가 짙은 복사안개이므로, 안개만 걷히면 날씨가 바로 맑아진다고 볼 수 있는 것이며, 날씨가 맑으면 햇볕이 쨍쨍 내리쬐어 삭발한 스님의 머리가 벗겨질 정도로 따가워진다는 뜻에서 유래된 듯 하다.

안개에 대한 옛기록을 살펴보면, 안개의 종류 또는 농도를 고구려시대에는 운무(雲霧)·대무(大霧)·황무(黃霧), 신라시대에는 대무(大霧)·황무(黃霧), 고려시대에는 항무(恒霧)·황무(黃霧)·대무(大霧)·운무(雲霧)·흑무(黑霧)·무()·황적무(黃赤霧)·음무(陰霧)·침무(沉霧)·혼무(昏霧)·몽무(濛霧), 조선시대에는 흑무(黑霧)·침무(沈霧)·연무(煙霧)·황무(黃霧)·운무(雲霧) 등으로 구별하고 있다.

안개는 찬공기가 따뜻하고 습윤한 지면 위를 이동할 때도 나타나는데, 이는 지면에서 수분이 증발되어 포화됨으로써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대류는 안개를 위로 수송하여 습윤한 지면으로부터 김이나 연기가 오르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이것은 차가운 북극 공기가 호수, 하천, 바다의 좁은 해협, 또는 부빙(浮氷) 사이를 이동할 때 형성되는 김안개이며, 이에 따라 '북극 바다안개'라는 용어가 사용된다. 이류(移流)안개는 비교적 따뜻하고 습윤한 안정된 공기가 차고 습윤한 지면 위를 천천히 통과할 때 형성된다.

안개가 생길 수 있도록 습도가 증가되는 과정은 단열팽창에 의한 공기의 냉각, 온도가 다른 두 습윤 기류의 혼합, 복사에 의한 공기의 냉각이다. 가장 안정적인 안개는 지면이 그 상층 공기보다 차가울 때 나타난다. 찬공기가 따뜻한 지면 위를 이동할 때도 안개가 생기는데 수분이 증발되어 포화됨으로써 일어나는 것이다. 영하의 기온에서는 안개방울이 냉각되어 얼음안개를 만들기도 한다. 안개를 형성하는 요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안개에 대한 예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안개가 많은 중위도의 나라들에서는 며칠 동안 수송이 혼잡해지고 지연되곤 한다.

지도상에 A로 표시된 기천저수지를 찾아서 나서니 안개가 조금은 걷힌다. 여기는 전원주택지인가보다. 구릉위에 지은 2층주택에는 우리나라의 태극기와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나란히 걸어 놓은 집도 참 멋스럽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든지 자기네 모국을 생각하는 마음이 그렇게 국기를 내건 모습으로 나타난거 같아서 그냥 평범한 시민이 보기에도 그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좋았다. 

기천저수지는 1984 12월에 조성한 저수지로 야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경관이 수려하다. 담수면적은 약 43만㎡이고, 최대 수심은 약 9m이다. 태행산을 끼고 200~300m의 산중 분지를 막아서 만든 저수지로 수질이 맑아, 3km 떨어진 지점에 있는 덕우지의 수원지 역할도 맡고 있다덕우저수지는 면적 28만평의 평지형으로 좌측상류 3km지점에 있는 기천저수지의 물이 흘러들어 이루어진 저수리로서 돌담거리지, 발안지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곳이다. 주변 먹거리 숙박시설도 되어 있어 가족나들이에 적합하다. 수심이 2~3m 얕고 수초가 적당히 분포되어 있어 낚시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기천저수지는 낚시터로 허가 받아 유료낚시터로 운영되고 있으며, 캠핑장소로도 이용되고 있어서 논과 야산 일부가 수몰되어 있어 수자원 번식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식당, 관리사무소, 야영터 등이 설치되어 있으며 교통이 편리하여 낚시를 즐기는 꾼들이 많이 찾아온다. 주요 어종은 붕어, 잉어, 동자개, 가물치 등으로 겨울철에는 빙어낚시터로도 유명하다.

캠핑하며 낚시도 즐기는 젊은이들의 사이를 돌아서 낚시인들이 호숫가를 돌아가며 만든 작은 오솔길을 들아보니 물위에 드러누운 소나무 한그루가 포토존을 만들어 놓았다. 도심속에서 한주일간의 업무에 찌든 갇힌 생활에서 해방되어 자연속에서 자유롭게 맛보는 힐링의 시간은 이렇게도 신비롭게 아름답다. 

돌아오는 길에 화성시 매송면 원평리에 위치한 오리구이 전문 음식점인 칠보농원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주차요원이 안내를 안내를 하는대로 따라가면 되고, 식당이 A,B,C 세곳이나 된다. 오늘은 이상하게 저수지도 식당도 모두 A,B,C를 두루 만나는 날인가 보다. 아마도 승용차는 100대도 넘게 주차할 수 있을만큼 여유롭게 넓은 곳이다. 여기에서는 주문할 필요도 없이 몇인이라는 숫자만 보고 그냥 자동주문이 되는데, 유황오리고기 1인분 300그램에 23,000원이란다.  숯불에 구운 오리고기를 맛있게 먹고나면 은박지에 싼 숯불 안에 있던 군고구마와 녹두죽 맛도 배부름과 상관없이 일품이다. 

식물원에 들어가서 고목의 뿌리를 예술작품으로 만든 의자에 앉아 500원짜리 커피도 멋스럽게 한잔 마시고 나오니, 식당입구에 세워놓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미와 사랑의 여신 비너스 상을 만난다. 구석기 시대 조각상으로 커다랗게 표현된 배꼽과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는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구석기인들의 의식을 보여 주는 것으로 짐작되는 작품이란다.

건달산을 오르는 곳에서 짙은 안개 숲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거미줄이 나무 사이에 커다랗게 자릴 잡고 있다. 순간 머릿속에 떠 오른 단어가 사랑은 안개 속 거미줄 같은건가? 지난밤에 130Km 남짓의 그리 멀지않은 거리를 줄지어 늘어선 상경 차량 탓에 꼬박 네 시간 운전하고 집에 들어서니, 20년 동안이나 사용하던 내 침대가 돌침대로 바뀌어져 있다. 다른 이유가 없어도 순전히 나이탓에 요즘 밤잠을 설치는 내 건강을 위해서 꿀잠 침대로 바꿨단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준비해 놓는 그 마음이 짙은 안개 속에서도 잘 보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준비된 거미줄같은 그런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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