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봉학골산림욕장(陰城)

영대디강 2022. 11. 13. 05:33

작년 5월말에 용산저수지와 쑥부쟁이둘레길을 동료에게 소개받아 싱그럽게 찾아와서 신록의 자연과 함께 걸으며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을 이 가을에 다시 불러 내어서,  오늘은 이웃한 봉학골 산림욕장으로 거북이의 등에 업혀서 천천히 한바퀴 돌아들며 이 음산한 가을을 보내려고 다시 찾았다.

들꽃 이석문(음성문인협회)

들길을 따라 지나가다

문득

네 앞에 서니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구나

숲속에서 박영서(음성문인협회)

누구가 보고 싶을 때는

숲을 찾아간다

 

녹색 바탕화면에

그리움 클릭하면서

당신의 어깨에 살짝 내려앉아 톡톡

사랑을 쪼아대는 초여름

훌훌 침묵을 털고

가뜬한 날개 춤사위로

너울너울 내 마음 띄우리

 

숲속은 나의 소리빛 언어

새소리는 간절한 내 마음

너의 숨결 바람에 실려

녹색의 울림으로

당신의 저녁을 달래주고 싶다

 

사랑으로 끝없는 메아리로

천산/泉山 바보시인 박종대(음성문인협회)

구불구불 산 허리에 둥지 틀어

울연 蔚然 한 초록새 박힌 못 하나

세월에 뭇- 사람들 모른 채

의연하게 오늘을 지켜왔다.

 

뼈아픈 역사는 심수에 묻은 채

울연  鬱然 한 맘 눈물인양 졸졸 흐르고

수리산 못 생골 본연의 천산은

나제 羅濟의 천산전투 여기라 하는데

다만 전설의 샘이라 불려오고

골짜기엔 1,2차 차단성이 방치됐구나

유모차 할머니 중에서 유대준 수필(음성문인협회)

낡은 유모차에 의지하여 할머니 한분이 아파트로 들어온다. 나는 이 분을 유모차 할머니라 부른다. 젊은 날에는 집나간 며느리를 대신해 어린 손자와 함께 살며, 일벌레라는 별명까지 붙은 착실한 농사꾼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유모차 없이는 꼼짝도 할 수 없는 몸이 되고 말았다. 다행한 것은 손자가 자라 할머니의 유모차 뒤를 그림자처럼 붙어다닌다는 것이다. 오늘도 유모차에 의지하여 아파트 정문으로 들어오는 할머니를 내려다 본다. 진실하게 열심히 참 삶을 이어가는 장한 할머니여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기를---

닮고 싶은 그 사람 반영호(음성문인협회)

빗방울이 연잎에 고입니다. 마술처럼

빗방울은 곧 투명해지고 맑은 수정이 됩니다

아무리 여러 방울이 떨어져도 매양 한 방울 뿐입니다.

 

꼭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제 몫만 담습니다

일렁이며 점점커지다가 미련없이 쏟아냅니다.

그 삶. 수정같이 맑은 욕심없는 마음입니다.

여름 편지 반숙자 수필(음성문인협회)

신새벽에 일어나 토란밭을 맵니다. 이슬에 옷이 젖어 흙두더지가 되어도 마음은 정갈하고 활기찹니다. 이런 새벽을 아시는지요. 밭에 들어설 때면 신부터 벗는 요즘의 나는 노동이 손으로 드리는 기도입니다. 품매고 북주며 목숨이라는 단어가 생생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작물들은 한꺼번에 크는 것이 아니라 나날이 멈추지 않고 고만큼씩 자랍니다. 얼마나 충실하고 정직합니까. 그 작은 생명들은 허황된 걱정일랑 떨쳐버리고 하루하루씩 살라고 일러줍니다. 오늘 하루를 새것으로 받았으니 새 마음으로 시작해 볼까요?  

민달팽이-권순갑(음성문인협회)

미풍에도

흔들리는

여린가지 끝에서

 

알몸으로

당당하게

부끄럼도 모른 채

 

산행이

어찌 힘겹지 않으리

그늘 밑도 행복하여라.

봉학골 산림욕장은 130.0ha의 면적에 다양한 산림 휴식공간을 조성하여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정서함양에 기여하고자 음성군에서 조성하였다. 입구에서부터 동물, 곤충 조각상과 여러 장승이 있는 조각공원이 있어 조각공원을 지나면서 소중한 추억을 남기는 포토존으로 활용할 수 있고,  희귀한 수목을 식재한 작은 식물원과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미래의 산림환경을 위한 자연학습관도 조성되어 있어 가족단위로 방문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가을에는 왜 단풍이 들까요? 단풍(丹楓) 계절 변화로 인해 식물의 잎이 붉은빛이나 누런빛으로 변하는 현상, 또는 그렇게 변한 잎을 뜻하는 한자어다. 단풍은 속의 엽록소가 분해되고, 새로 안토사이안이 생성되기 때문에 일어난다. 식물의 종류가 달라도 안토사이안은 크리산테민 1종뿐이다. 식물의 종류마다 단풍 빛깔이 다른 것은 홍색소와 공존하고 있는 엽록소나 노란색 갈색의 색소 성분이 양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봄철의 벚꽃 구경과 함께 가을의 단풍은 자체로 화려한 구경거리이기도 하다. 1~2주면 절정기가 끝나는 벚꽃과 달리 단풍 시즌은 오래 가는 편이다. 단풍은 가을에 낙엽 직전에 일어나지만 초봄에 새로 싹트는 어린 잎에서도 단풍잎을 만나 있다

가을의 대표적인 단풍 식물은 단풍나무과 단풍나무속에 속하는 식물들이나 진달래과·노박덩굴과·옻나무과·포도과 등에도 아름답게 단풍이 드는 것이 많다.  초봄에는 남천 등의 단풍도 아름답다. 노란 잎으로는 가을의  은행나무가 대표적인데, 느릅나무·포플러·고로쇠나무·피나무·버즘나무 등도   있다. 초봄에 새로 싹트는 어린 잎은 거의  노란 잎이지만 금방 엽록소가 생겨 신록으로 변하므로 눈에  띄지 않는다.

단풍은 안토시아닌 색소를 만들지 못하는 나무들은 비교적 안정성이 있는 노란색과 주황색의 카로틴 크산토필 색소를 나타내게 되어 투명한 노랑의 잎으로 변한다. 또한, 붉은색의 안토시아닌과 노란색의 카로틴이 혼합되면 화려한 주홍색이 되는데 이것은 단풍나무류에서 관찰할 있다.

음성의 명산인 가섭산(해발709m) 정상에 올라보고 싶었으나, 두호2봉에서 수리봉으로 오르는 등산로에는 발목이 묻힐만큼 낙엽이 너무 많이 쌓여있고, 등산로의 걷는 길이 높낮이가 울퉁불퉁 평탄함을 느끼지 못하게 고르지 못한 돌자갈길이라서 산행이 무척 위험스러워 이곳 절터에서 그만 유턴이다. 

단풍은 어떤 수종에 있어서는 엽록소와 카로티노이드가 동시에 파괴되고 새로운 카로티노이드가 합성되기도 한다. 그래서 녹색의 색소가 없어지고 노랑의 색소가 나타나며, 적색의 색소가 형성되고 이것들이 서로 어울려 여러 가지 빛깔의 단풍을 만들게 된다. 참나무류와 너도밤나무에 있어서는 탄닌 때문에 황갈색을 나타낸다.

봉화골산림욕장이 자리잡은 봉화골계곡으로의 산행은 가섭산으로 오르는 다른코스인 가섭사코스보다는 깨끗하고 쉬기에 적절하다. 삼림욕장에서의 휴식과 산행을 함께 즐길수 있으며, 삼림욕장을 기점으로 좌측 보현봉에 올랐다가 우측 수리봉을 거쳐 능선이나 길마재로 내려서면 된다. 코스는 비교적 완만한 소나무 능선길이고 위험한 구간이 없어서 가족 산행지로 적격이다.

절정을 이루던 단풍잎이 거의 대부분 떨어진 곳에서 아직도 샛노란 단풍나무를 발견하니 일곱살 동심으로 돌아가 너무 반갑다.

숲으로 가자반기룡(음성문인협회)

녹색 물결 출렁이고

자연의 소리 펄펄 끓는 숲으로 가자

 

깊은 옹달샘 졸졸졸 귓전을 때리고

풀벌레 소리 청각의 푸른 무늬 아로새기는

우리의 영원한 본향인 숲으로 가자.

 

삶이 막연하고 지리멸렬할

분연히 산소공급하는 숲으로 가자

 

석양에 타는 저녁놀 마냥 바라보며

수풀에 무두질하는 햇살 끌어당겨

저녁 밥상 포동포동하기에 충분하리라.

 

밤이 되면 합창 소리 드높고

지상 최대 자연 오케스트라인

풀벌레 연주하는 숲으로 가자

용산저수지는 충북 음성군 음성읍 용산리 일대에 조성된 농업용수 공급저수지로 저수지 상류쪽에는 음성군립 봉학골 산림욕장이 있다.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1970 1 1일에 착공하여 1975 11 1일에 준공하였다. 제체 길이는 185m 제체 높이는 12m이다.

둘레로는 쑥부쟁이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고, 상부쪽 봉학골산림욕장으로는 무장애나눔길이 있기도 하다또한 봉학골산림욕장은 약 40만 평의 산림욕장으로 조각공원, 식물원, 산림욕장, 자연학습장, 야영장, 물놀이장 등을 갖추고 있어 많은 이들이 찾고 있으며 뒷편에는 높이 709m의 음성군 진산인 가섭산이 자리하고 있어 산행을 할 수도 있다.

봉학골 앞 주차장=>화장실=>저수지=>제방=>주차장 원점복귀 코스( 2.09km )로 아주 천천히 자연풍광을 음미하면서 걸으면 약 58분 정도 소요된단다. 그러나 우리들처럼 잘 걷는 사람들은 30분정도로 후루룩 충분하다. 또한 거리가 짧으면 산림욕장 방향의 무장애 나눔길과 전망대를 경유하면 더 좋다.

뒷편으로 산정상에 통신탑들이 줄지어 많이 보이는 곳, 바로 음성군의 진산인 높이 709m의 가섭산이다이 곳에서 가섭산으로 등산을 할 수 도 있으며, 정상까지 임도가 나 있어서 차로 직접 오를 수 도 있단다.

한번 걷기를 시작하면 반드시 만보 이상을 걸어야 마침표를 찍는 오래된 습관탓에, 가섭산에 오르다가 유턴하여 용산저수지를 한바퀴 돌고 나서 봉학골 전망대까지 오르고 내리며 겨우 만보를 넘기고 나서야 주차장 앞 평상 자리에 앉아 수북하게 떨어진 가을 단풍을 오래 바라본다. 

가섭산등산로길은 입구에서부터 전망대까지 700미터 임에도 오솔길 바닥에 천연매트도 깔려 있고 가파른 오르막길에는 데크로 만든 계단이 아주 잘 정비된 길이라서 10분이내로 거뜬하게 오를 수 있다. 

가섭산(봉학골) 등산로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용산저수지의 풍경이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미세먼지가 조금은 시야를 가리우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엔, 이 지구상에서 아니지 이 나라에서 아니지 이 음성에서 아니지 이 봉학골에서는 단연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음성군의 주요관광지로 소개된 곳 17곳을 사진으로 바라보며 그동안 내가 찾은 곳이 몇군데나 되는지 눈으로만 살펴보니 겨우 세곳이 나타난다. 평소에는 일하느라 자주 찾은 혁신단지에서 가까운 곳 사임당 한정식 집에서 보리굴비에 녹차를 밥에 말아 먹는 점심식사를 하면서 문득 생각하니, 이곳 음성군을 찾아 앞으로도 힐링할 장소가 이렇게나 즐비하게 많다고 여겨지니 그 또한 여유로운 행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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