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화랑호수산책로(安山)

영대디강 2022. 12. 25. 05:05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동산로 268에 위치한 화랑호수 산책로를 찾았다. 올해 겨울들어서 가장 추운 날씨인 영하 14도의 매서운 추위임에도 그냥 집에서만 웅크리고 있을 수 없는 동물로 태어났다는 하나의 이유로,  가까운 명소에서 운동삼아 걷기도하고 맛있는 외식도 겸사겸사 주말을 보내자며, 안전하고 걷기 좋은 곳을 SNS에서 검색해 여기 화랑호수로 달려왔다. 

산책로의 시작점에 총거리 1.7Km 칼로리 소모량은 102 Kcal로 표시된 표지판이 멋스럽다. 목표 걸음 수가 일만보이니까 아마도 네바퀴쯤은 걸어야 할 거라는 머릿속 계산이 된다. 기온은 많이 내려갔어도 눈자욱이나 얼음바닥으로 미끄러운 길이 아니라서, 말끔하게 닦인 산책로를 따라 호수를 가볍게 한바퀴 돌아드니 겨우 20여분 깔끔하게 소요되는 거리이다.  

화랑호수가 위치한 이곳은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도심형 유원지란다. 화랑유원지는 도시근린공원 성격을 띠고 있으며, 면적은 632107㎡ 규모이고, 이곳은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합동분향소가 설치되었던 그런 장소이기도 하단다.

화랑유원지에 대한 역사를 짐작케 할 수 있는 안내문이 돌에 새겨져 있다. 6.25 한국전쟁 중인 1952~1955년 지금의 인천광역시 부평구 신곡동 일대에 한국전쟁 중에 부상 당한 용사들이 자활원을 만들어 ‘화랑농장’이라고 했는데, 화랑농장의 ‘화랑’은 신라 화랑도에서 따온 말로서 나라를 구한 화랑의 정신을 뜻한 것이란다

화랑농장의 참전용사 중 일부(20여명) 1956년 안산 초지동(일부는 원곡동)으로 집단 이주하여 오면서 이곳이 ‘화랑농장’, ‘화랑저수지’, ‘화랑낚시터’등으로 불리기 시작했단다.

1980년 안산 신도시 건설로 화랑농장의 30여 가구는 전국으로 흩어졌고, 1986년 안산시 승격 이후 이곳이 유원지 지역으로 도시계획이 되어서 지금의 ‘화랑유원지’로 불리게 되었다”.  화랑호수는 도시형 근린공원 형태를 띠고 있어서,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수지 이미지를 탈피한 도심형 호수공원이란다.

이곳 화랑유원지에 찾아오면 도심의 시설이라서 도시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시설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고 할 정도란다. 문화와 레져, 건강과 체력 등 모든 체험이 가능한 곳이 화랑유원지라고 해도 된단다. 4호선 전철역인 초지역과 선부역이 이곳 화랑유원지를 지난다. 이렇게 사통팔달 대중교통망에 자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3곳의 공영주차장까지 넉넉하게 갖추고 있어서 그만큼 접근성이 좋다는 얘기란다.

저수지는 원래 물을 가뒀다가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들어 진 호수이다. 화랑호수도 원래 저수지의 기능으로 만들어졌으며, 지금에서 돌이켜 예전의 저수지 모습을 생각해 보면 이런 보물은 없었단다. 도시화의 영향으로 사람과 가까워진 저수지는 공원으로 탈바꿈 한 곳이 많으며,  화랑호수는 이렇게 저수지가 발전한 형태이다. 화랑호수는 안산 화랑유원지 내에 있는 여러 시설물 중의 하나인 농업용 저수지였다.

산책로의 중간중간마다 아마도 매 백미터 정도인듯, 이정표가 팻말로 친절하게 서서 열심히 운동하라는 가르침인 듯 노랑부리 백로가 일어서서 손짓하며 몇킬로미터 몇칼로리 소모라고 알려 준다. 걷는 사람의 체중이 60Kg 기준으로 1Km를 15분에 걸으면 211Kcal이 소모된단다. 맞나? 아마도 그런거 같다.

호수위에 늘어진 버드나무의 모습이 포근하고 정겹다. 호수를 향하여 아래로 늘어진 가지와 길쭉길쭉한 잎이 트레이드마크인 버드나무는 식물 관심 없는 사람이 멀리서 쳐다봐도 눈에 알아볼 있다. 물을 좋아해서 시냇가나 강가, 호숫가와 같은 곳에서 많이 자란다. 사진처럼 우뚝 서서 물에 닿을까말까 만큼 가지를 추욱 늘어뜨린 버드나무는 물가가 나오는 장면의 클리세 수준이며, 산과 들에서도 아무곳에서나  자란다. 커다란 버드나무를 보면 오래 버티고 섰던 고목 같지만, 사실은 엄청나게 빨리 자라서 금방 커진다. 그래서 왕버들처럼 오래 사는 일부 외에는 수명이 그다지 길지 않단다.

겨울철새들의 둥지가 될 호수의 중간쯤에 갈대숲만 무성하던 곳에 지금은 얼음위로 무리지어 철새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호수에는 흰죽지와 알락오리·흰뺨검둥오리·쇠오리·넓적부리오리 등의 겨울 철새들이 떼를 지어 찾아와 자연학습장으로서의 구실을 하기도 한단다.

왜가리와 백로가 조형물처럼 꿈쩍도 안한 채 그냥 멍때리며 서있다. 안산시에서는 최초 시 상징물인 시의 새가 평화를 상징하던 비둘기가 유해조수로 분류되면서, 시 고유의 상징성이 결여되고 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안산시 고유의 상징성을 의미하는 ‘노랑부리백로’로 시의 새를 변경하였다고 한다. 노랑부리백로(천연기념물 제361)는 주요서식지가 선재도앞 갯벌, 대부도 방아머리갯벌, 시화호내측 호수지역 등이며, 고고한 선비의 기상을 간직하여 전통을 존중하고 미래로 도약하는 도시를 상징한단다.

이곳 산책로에 조성된 '아시안 웨이(Asian Way)' 모습이다. 3천여㎡에 아시아 지도가 그려진 바닥분수, 배 모형 광장 등으로 꾸민 아시안 웨이(길이 300, 10)를 조성했다. 아시안은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중국, 스리랑카, 필리핀, 파키스탄, 네팔, 미얀마, 몽골, 일본, 이란, 인도네시아, 인도, 타이, 캄보디아 방글라데시의 16개국이다.

세바퀴를 돌고나서 기온이 너무 떨어진 탓에 언 몸을 좀 녹여 보려고 따끈한 커피 한잔을 마시기 위해 찾은 커피샾이다. 커피샆의 뒷쪽에는 경기도미술관이며 2006 10 25일 개관했다. 1층에는 로비 갤러리와 수장고, 관람객들의 휴식을 위한 카페테리아, 미술상품 등을 판매하는 뮤지업숍이 문을 열었다. 특히 2층에는 8.5m 높이의 천장에 여닫을 수 있는 천창을 설치하여 자연 채광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커피샾의 선인장 화분에 심기워진 초록의 화초위에 누군가 손가락 모자 같은 모습의 뜨개실로 만든 장식품을 입혀 놓은 모습이 우습고도 정겹다. 세월속에 주름진 나이를 잊고 살며 낭만을 즐기는 방랑객 성격 탓에, 이번 한주일간의 대구 출장길에서도 아침에 반야월의 비즈니스 호텔 숙소에서 대구혁신단지 일터까지 약 3.5Km의 출근길을 매일 노래하듯 두다리로 미끄러운 길을 걸으며, 초례산 둘레길의 아름다운 풍경과 맑은 공기를 벗삼아 누렸던 마음만 청춘낭만객은 이렇게  느긋하게 앉아 멍때림도 언제나 즐겁다. 

화랑호수를 느긋하게 바라보며 멍때리는 이 시간도 역시 세월을 이겨낸 사람처럼 풋풋하게 젊은 낭만적으로 정겹기만 하다. 이렇게 호수 둘레길인 산책로를 쭈욱 돌고나서 화랑유원지내 각종 시설물들을 연계한 워킹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화랑유원지내 산책길을 따라 약 20만 그루의 나무가 식재되어 있다고 한다. 여름엔 찜통 더위 속에서도 나무그늘이 선사하는 한여름의 휴식이 이곳에서는 가능하단다.

내 생각과 일치하는 1일 만보 걷기로 건강을 맞춤하자는 맞춤시대 맞춤운동의 보건소 포스터도 반갑다. 이곳 유원지 내에는 화랑호수, 경기도 미술관, 화랑오토캠핑장, 갈대습지 등이 있다. 또한 인라인스케이트장, 족구장, 농구장, 게이트볼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화랑호수에는 갈대, 부레옥잠, 연꽃 등이 서식하고 있어 수생 식물 관찰이 가능하며, 봄에는 벚꽃이 만개하여 벚꽃 명소로도 각광 받고 있다. 화랑호수에 우뚝 서있는 정자인 단원각에서는 매년 새해맞이 타종 행사가 열린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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