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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산은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죽현리 사동에 있는 야트막한 산으로 높이는 약 288m 이며, 산 정상부 근처에는 거북바위가 있다. 걷는 길에 높낮이가 조금 있긴 하지만 한바퀴를 둘레둘레 돌아드는데 약 4.1Km로 한시간 반쯤 소요된다. 다만, 뱀이 자주 나타나서 걷는 시간이 조금 지체될 수 있기도 하다.
이 산의 이름인 거북산처럼, 정상을 향하여 오르는 곳마다 작은 구릉을 만나면 바위들이 버티고 있으며, 이 바위들의 모습이 거북을 닮아있어 거북바위란다. 거북이는 우둔해서 토끼 꾀에 잘 속아 넘어가기는 하지만, 끈기가 있고 진득해서 끝까지 경주하면 이긴다는 우리 설화 속의 거북의 이미지처럼 그렇게 진득하게 돌아들면 된다.
산에 다니다보면 여러곳에서 임진왜란 당시에 조선에 파병된 이여송(李如松)과 관련된 야사와 전설을 만날 수 있으며, 여기 이 산에서도 설화 속 이여송이 나온다. 명나라 장수 이여송은 대체로 콧대 높고 오만해 소국인 조선을 깔보고 우습게 여기는 부정적인 이미지이다. 그러다가 조선의 숨은 이인, 기인들에게 크게 혼쭐 나 자신의 과오를 반성한다 라는 얘기가 많기도 하다.
이곳 충북 진천의 사동마을에도 거북바위 전설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이여송이 천기(天氣)를 보니 조선의 중심지에 거북 한 쌍이 명나라를 노리듯 지켜보고 있어서 명나라에 변란이 잦으므로 거북산에 와서 거북의 목을 치고, 앉아 있는 방향도 남쪽으로 돌려 놓았다고 한다. 그때 거북의 목에서는 붉은 피가 하늘로 치솟아 주변이 온통 핏빛으로 물들었으며, 지금도 비가 내리면 거북의 목 주변이 붉은 색을 띤다는 말도 안되는 전설이 있다.
호산저수지를 끼고 진천군 이월면 신계리 산10에는 봉길사라는 태고종 사찰이 있다. 스님의 미소와 길손의 미소가 어쩌면 닮아 있는것 같기도 하고, 전혀 다른 미소인것 같기도 하고.... ㅎㅎ. 아무튼 전혀 욕심부리지 않고 마음 비운 천하태평의 평화로운 웃음인 것은 똑 같이 정말 확실하다. 비록 불자가 아니라도 그 뜻을 알거같은 생각에 문득 옛시절에 배웠던 염화시중(拈華示衆)의 미소가 떠오른다.
보덕사라는 안내석이 입구에 서있는 이곳은 아마도 비구니 사찰인듯 싶다. 해우소를 찾으니 문이 잠겨 있어서 돌아 나오는 길목에서 만난 스님의 목소리로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비구니 스님들이 수행하시기에 고요하고 아늑하고 포근하며 해탈의 경지가 너무 쉬이 올 거 같은 참 좋은 사찰로 느껴진다.
사찰의 앞에는 차령산맥의 줄기에 있는 무제산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정양천을 막아서 인공적으로 조성된 호수인 화산저수지 또는 이월저수지라고도 부르는 호수가 자리하고 있다. 이 저수지는 이월면 일대에 농업용수 공급과 홍수예방을 목적으로 조성되어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곳은 차령산맥(車嶺山脈) 줄기가 무제산(武帝山)[574m]과 옥녀봉(玉女峰)[457m]으로 이어지는 구릉지이고, 그 밖의 지역은 평지이다. 백곡저수지를 지나 흐르는 백곡천(栢谷川)과 화산(이월)저수지를 지나 흐르는 미호천(美湖川) 지류인 이월천(梨月川) 유역을 중심으로 넓은 평야 지대가 펼쳐져 있다. 기후가 온난하고 수량이 풍부한 편이다.
수십만년에 걸쳐 풍화되고 침식되면서 완만한 산지로 형성된 한국의 노년기 지형 모습은 거북이와 많이 닮았다. 곳곳의 거북이산은 주변 산지를 신성한 영물로, 살아있는 유기체로 비유한 상징경관이었다. 마을이 서고, 조경도 하고, 지킴이로도 쓰고, 이야기도 꾸며 산과 소통하는 시스템을 이루었다. 거북이산 스토리텔링은 거북이미지로 주민들이 산과 대화한 가족사 일기 같은 것이었다.
옛날 사람들에게 거북이는 호랑이, 곰과 함께 토템이었다. 한국에서 동물 토템은 산악신앙과도 결합했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거북이산(龜山), 호랑이산(虎山), 곰산(熊神山) 등이 그러한 지명경관의 흔적이다. 이런 토템신앙의 내력은 최소 300~400년 이상으로 추정한단다.
발전용량 2천200㎾ 규모로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설 설비가 호수위에 둥실둥실 자리를 잡고 떠 있다. 친환경 발전설비라서 좋은건지 어쩐지 그런거는 잘 모르지만, 이곳 낚시터에 자릴펴고 앉아있는 꾼들이나 둘레길을 시원하게 걷는 객들의 눈에는 좀 거슬리는 모습이라서 그렇다.
시골길을 걸을때면 종종 만나는 일이지만, 여기서도 저수지 둘레길을 걷자니 또 포장도로가 나와서 그 길을 따라 걸었더니 정말 너무 무섭다. 자동차들이 씽씽 달리는 그 길에는 걷는 사람들이 다니는 보도가 전혀 없다. 길에는 인도가 조금도 확보되지 않아서 오로지 차도만 있다. 호수 주변에 낚시터와 식당들도 즐비한 이곳이 차랑전용인 고속도로가 아닌데....
이곳 진천에는 용인에 있던 법무연수원이 2017년 옮겨왔는데, 정권 교체와 맞물려 고위 검사들의 유배지처럼 쓰이고 있단다. 검사의 징계는 국가공무원법이 아닌 검사징계법을 따르는데, 검사징계법에는 다른 공무원의 직위해제에 해당하는 절차가 없고, 맡고 있는 사건에 대해서만 법무부 장관의 직무집행정지명령이 가능하다. 따라서 징계절차가 끝날 때 까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을 내서 잉여로 대기시키는 그런 곳이란다.
오리목살참숯불구이, 오리탕, 오리주물럭 등으로 TV프로그램에 소개된 맛집을 찾았더니, 기다리는 시간이 좀 길단다. 그래서 식당 왼쪽 옆으로 난 포장도로를 따라서 조금 걸어서 올랐더니 이렇게 아름다운 팬션 타운이 자릴잡고 있다.
동화속에 나오는 꿈속의 아기자기한 집이다. 욕쟁이 할머니집은 제7회 충청북도 향토음식 경연대회에서 오리목살참숯불구이로 은상을 수상하는 등 40년 가까이 세월의 손맛과 정을 이어 가고 있다. 2003년에는 진천군에서 향토맛집으로 선정되었다. 현재 할머니집의 사장은 2대째 요리 비법을 전수받아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큰며느리이다. 향토맛집 현판을 걸게 되면서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예로부터 오리는 지방 함량이 적고, 건강에 좋다고 하여 보양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요리이다. 특히 할머니집은 보통 코스 요리로서 먹을 수 있는 오리 요리와 달리, 주 메뉴와 함께 할머니집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된장국인 빠개장과 텃밭에서 직접 기른 각종 채소를 함께 곁들여 된장비빔밥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할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아 토속적인 방법으로 음식을 만들어 향토음식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진천은 충북혁신도시와 산업단지 개발로 인해 인구증가율이 비수도권 중 1위란다. 교통적으로 수도권과 인접해 있고 수도권 규제로 인한 반사이익 때문이란다. 다만, 바로 옆에 인접한 음성군 같은 경우에는 진천군처럼 충북혁신도시가 위치해 있고 산업단지도 개발중인데도 꾸준히 인구가 증가하는 진천군과 달리 되려 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보통 군 같은 경우 인구 증가 자체가 쉽지 않은데 진천군 같은 경우에는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생거진천(生居鎭川 死居龍仁).....
할머니집은 원래 식당으로 운영하던 곳이 아니며, 고 박간란 할머니가 이월저수지를 찾는 관광객 및 낚시꾼들에게 당시 어렵던 살림에도 불구하고 오리 목살을 화롯불에 구워 대접하고 직접 담근 토속 된장인 빠개장과 보리밥을 베푼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할머니집은 당시 할머니가 베풀어 주었던 정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의 권유와 함께 자손들이 뜻을 같이해 1974년 개업하게 되었다. 이후 1996년 10월 상호를 할머니집으로 하여 현재의 건물을 신축하였다. 세트메뉴를 주문하여 손주들에게 먹이고 싶은 욕심에 바리바리 싸들고 이 집을 나서도 이젠 욕쟁이 할머니가 안계시니 정겨운 욕은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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