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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시흥 늠내길

영대디강 2018. 6. 13. 16:22

오늘은 시흥시청에 무료주차를 하고 늠내길 1코스 숲길을 걸었습니다. 시청에서 군자봉->진덕사->선사유적공원을 거쳐 출발지인 시청으로 되돌아 오는 13.25Km를 단 한번도 쉬지않고 열심히 말없이 걸었더니 3시간 20분만에 돌았습니다.

늠내길이란 고구려시대의 시흥 지명인 잉벌로(伐奴)의 우리말 표기인 늠내로 "뻗어가는 땅"이라는 뜻인데, 조선 정조때 행정지명을 시흥으로 택하였으며, 지금의 영등포구/구로구/금천구/관악구/동작구/서초구와 안양시/광명시/안산시/과천시/군포시/의왕시를 아우르는 넓은 땅이었답니다. 지금은 생명도시 시흥이라는 시정표어처럼 자연과 함께 개발되는 역동성이 시청앞 시흥시청역 공사장에서 부터 시작이 됩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햇볕이 강하지 않은 그늘진 곳을 찾아왔는데, 시작부터 바로 숲길로 들어서니 서늘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가파르지 않은 산길을 걸어서 처음만난 옥녀봉은 옛날 하늘에서 내려온 옥녀가 삼신우물에서 목욕을 했다는 전설이 무색하게 작고 아담한 봉우리에 팻말하나 달랑 서있고, 산길 평지를 걸어서 너들고개를 넘어 안동권씨세장지묘원을 지나니 작고개 삼거리에 금방 도착합니다.

새로운 주택지를 개발하는 공사장의 소음이 법정공휴일인 오늘도 힘차게 들립니다. 어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싱가폴에서 회담후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한국은 휴전선에서 가까운 수도권 등에 2,800만명이 살고 있는데 전쟁이 나면 수천만이 동시에 희생될 수 있다는 서울과 수도권, 그 곳이 바로 여기에 짓고있는 아파트도 포함된다는 생각이 뜬금없이 왜 났을까요?

정자가 하나 나타나는데, 조선시대 단종이 어머니인 현덕왕후 묘소를 참배 가는 길에 이 산의 모습이 연꽃처럼 보인다해서 군자봉이라 이름하였으며, 매년 10월3일에 군자봉선황제가 열리는 1코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라 합니다. 시흥대로 8차선의 교차로를 건너 한참을 더 걸으니 진덕사라는 절이 나옵니다. 신축공사중이라서 우회해 능곡동 마을로 찾아가는 길을 묻는데 인적도 없어서 산사 조차도 역시 너무 한적하더군요. 

잣나무 숲길은 피톤치드가 많아서 정말 좋은 힐링의 명소임에도, 잣나무 숲길은 문중묘가 있는 개인소유의 땅이라며 훼손하면 안된다는 표지판이 길을 막네요. 길 옆 공장에서 일하시는 분에게 수압봉을 지나 선사유적공원을 가야하는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물었더니 그길 밖엔 없다네요. 염치체면 불구하고 반칙하며 그길로 들어서니 늠내길 안내판에 작업복이 걸려있어 일하시는 분들 보기가 너무 민망하고 죄스러웠습니다.

걷기를 마친 후 시청 뒤 함흥냉면집에서 갈비만두와 콩국수로 늦은 점심을 먹으며, 서리태 콩국수 국물이 너무 시원하고 맛있어서 "사장님! 여기 경찰서가 바로 옆이라서 그런지 너무 고소~하네요!" 했다가 또 아내에게 야단을 맞았습니다. 제발 노인네 말장난을 조크로 좋아하는 젊은이는 없으니까 이제는 나잇값을 좀 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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