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충훈벚꽃길(安養)

영대디강 2024. 3. 31. 04:38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706-15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나서 충훈벚꽃축제'를 찾아왔다. 안양시와 안양충훈벚꽃축제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안양문화예술재단이 주관하여 만안구 충훈2교 하부와 안양천 산책로 일대에서 오늘 열린단다. 수도권의 벚꽃축제는 서울은 잠실석촌호수벚꽃축제가 있고, 경기도에서는 안양충훈벚꽃축제가 유일하단다. 안양천 뚝방길에 충훈벚꽃길이라고 표시된 표지판을 따라 개화를 준비하고 있는 벚나무 사잇길로 걷다보니, 내 삶의 지표이자 영대디강 티스토리의 표지어 '구름에 달 가듯이' 박목월 시인의 시 '나그네'가 보여서 또 다른 나를 만난듯 너무 반갑고 기분이 들뜨도록 좋다.

아직은 벚꽃들이 활짝 피어나지 않고 꽃망울들이 맺혀있는 상태라서 조금 아쉽긴하지만, 벚꽃잎이 바람결에 흩날리는 벚꽃길이 아니라도 산책로 양 옆으로 벚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선 벚나무 산책로가 좋다. 벚나무에 줄줄이 매달아 놓은 축제 현수막에서 보이는 벚꽃들은 아직 꼴을 피워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 2023년에는 4월8일과 9일 열렸던 축제인데, 해마다 4 ·중순에 개최하던 충훈벚꽃축제를 기후변화로 인하여 매년 개화시기가 빨라짐에 따라 2024년에는 지난해 보다 일주일 앞당긴 3 30일과 31일에 개최하게 됐단다. 개화시기 예측을 잘 못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축제장이 좀 썰렁하다는 느낌이 든다. 

벚꽃(cherry blossom, Japanese cherry, Sakura) 벚나무속(Prunus식물의 꽃이다. 동아시아의 벚나무 종의 나무에서 피는 꽃을 말한다. 히말라야 지역이 원산이라는 이야기도 있으며, 현재는 일본, 네팔, 한국, 대만, 이란 북반구의 온대지역 전역에서 핀다. 한국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벚꽃을 활용한 축제의 하나로 즐겨왔고, 감상용으로 즐기기 용이하도록 개량했으며 미국에 벚꽃을 선물하여 외교와 문화전파에 이용하기도 했다. 내 아슴한 옛기억속 청춘의 그시절에는 서울 창경원에 만개하는 왕벚나무(일본어로 소메이요시노라고 한다) 짝지어 찾아가 밤 벚꽃놀이 축제에서 마냥 즐거워했었던 기억도 떠오른다.

꽃은 없어도 벚꽃길을 걷기위한 목적이기에 광명쪽 하류로 걷다보니 몇그루 개화된 벚나무가 보인다. 봄의 상징인 우리나라 벚꽃의 기원과 원산지에 대해서는 일본이라 했지만, 프랑스인 신부 타케가 제주도에서 1908년 제주벚나무 자생지를 찾아냈다. 1962년에는 식물학자인 박만규 국립과학관장이벚꽃은 우리 -한라산이 원산지 주장을 폈고, 실제로 한라산에서 대한민국 연구자로서는 처음으로 왕벚나무 자생지를 확인했지만, 2018년 연구를 통해 제주벚나무와 일본 왕벚나무 사이에 유전적 뒤섞임은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제주벚나무는 제주도에서 기원한 것이고 일본 왕벚나무는 일본에서 기원한 것이란다.

개울가에 외롭고 높다랗게 홀로 서 있는 버드나무에 까치집이 멋져 보여서, 마냥 걷기만하는 포토존이 되어 준다. 버드나무(willow)낙엽 교목으로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버드나무는 능수버들, 왕버들, 갯버들 등으로 30종이며, 높이는 8~10m, 잎은 타원 모양이며 톱니가 있다. 가늘고 가지는 흔히 죽죽 늘어지며 암수딴그루이고, 4 무렵 암자색 꽃이 유제 꽃차례로 잎보다 먼저 핀다. 달걀 모양인 삭과는 버들개지라 하여 4~5월에 익으면 개로 째져서 솜털이 있는 씨가 바람에 날려 흩어진다. 개울가나 들에 나는데 특히 축축한 땅에서 자란다. 전국 각지에 분포하며 주로 냇가에서 자란다.

아름다운 꽃밭을 만나 너무 반갑기에 안내하는 분에게  꽃이름을 물으니 히아신스란다. 히아신스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소년 히아칸토스에서 딴 것이다. 히아킨토스는 스파르타의 아미크라이 시에서 태어났는데, 그 아름다움으로 아폴론신에게 사랑받아 함께 원반던지기를 했는데, 그때 아폴론이 던진 원반에 맞아서 목숨을 잃었다. 그때 흘린 소년의 피에서 붉은 색의 꽃이 피어났기 때문에, 그 꽃의 이름을 히아킨토스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리스 시대에 그런 이름이 붙은 꽃과 현재의 히아신스가 동일하다는 증거는 없다. 히아킨토스의 사후 스파르타에서는 그의 죽음을 기념하기 위해서, 매년 초여름에 히아킨티아라는 제사가 행하여졌는데 이 제사는 현실적으로는 다년생의 구근식물인 히아신스가 초여름에 꽃을 피우고, 그후 곧바로 지상부분을 고사()시켜 다음 해에 대비한다는 식물학상의 사실을 상징적으로 연기한 것이며, 거기에서 유럽 고대 세계에서의 죽음과 부활의 철학적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

이곳 안양천에는 징검다리가 많이 있다. 징검다리는 얕은 강물이나 늪지에 돌 또는 흙더미를 드문드문 놓아 건너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다리를 말한다. 개천에 드문드문 띄어 놓아서 그것을 디디고 다니게 하는 목적으로 놓은 다리라는데, 이곳의 징검다리는 돌들이 크고 넓으며 촘촘하게 놓여 있어서 그냥 길바닥 같아서 편안하고 안전한 느낌이 든다. 지팡이를 짚고 다니거나 휠체어도 충분히 밀고 다닐수 있도록 그렇게 노약자를 배려하여 만들어 준 것 같아서 안양시에 감사한다. 

뚝방에는 노오란 개나리가 만발하였다. 개나리는 물푸레나무과 식물로, 봄철에 노란 꽃을 피우는 관목의 종류이다우리나라 고유 식물로서전지역에 분포한다. 높이 3m 내외이고 가지는 여러 대가 나오며 줄기 부분이 밑으로 늘어진다. 작은 가지는 녹색을 띠지만 점차 회갈색으로 변하고 양쪽에 털이 없으며 껍질눈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잎은 마주나고 길이는 3~12cm, 너비 2~3.5cm 달걀형 피침 모양 또는 달걀형 타원 모양이다. 일제시대에는 순사를 본인 앞에서는 '나으리! 나리'라고 불렀는데, 그 사람이 돌아간 뒤에는 '나리는 무슨 개나리~~'라고 했다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갑자기 떠 올라서 혼자 웃었다. 

여기는 확실하게 봄을 느낄 수 있도록 꽃밭으로 만들어 놓았다. 우리나라와 같이 4계절이 뚜렷한 지역에서는 계절에 따라 피는 꽃의 종류가 모두 다르다고 하는데,  봄꽃으로는 동백꽃, 생강나무꽃, 산수유꽃, 매화, 개나리, 진달래, 살구꽃, 자두나무꽃, 복사꽃, 앵두나무꽃, 목련 등이 있단다. 봄의 풀꽃으로는 보춘화, 복수초, 얼레지,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홀애비바람꽃, 나도바람꽃, 앉은부채, 노루귀, 할미꽃, 제비꽃, 봄맞이꽃, 냉이, 꽃다지와 처녀치마 등이 있으나 내 짧은 실력으로 꽃과 식물들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꽃밭에 아름답게 심어 놓은 꽂들의 이름도 성도 그들의 출신지도 잘 모르지만 항상 봐도 이쁘기만 하다. 

산책로를 따라서 학의천 방향으로 걷다보니, 안양9경 중 제4경인 망해암(望海庵)이 보인다. 망해암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임곡로 245 위치한 바다를 있는 암자라는 뜻으로,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조선 순조 3 정조대왕의 모친인 혜경궁 홍씨가 중건했다고 알려진 유서 깊은 사찰이다. 각박한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 아름다운 서해바다 낙조를 감상하며 나만의 고즈넉한 시간을 가져볼 있는 곳이란다.

걷기를 즐기다 보니 삼성천을 따라 안양예술공원 방향으로 올라왔다. 안양예술공원은 안양8경  제6경이며, 과거 수도권의 대표적인 휴양지로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예술공원로 일대에 위치해 있다. 과거에는 안양유원지 불렸으며, 1950~60년대에는 수도권 대표 관광지였던 안양유원지를 2005 도입된 공공예술 프로젝트(APAP-Anyang Public Art Project) 통해 역사와 문화, 그리고 예술이 공존하는 안양예술공원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란다. 전시 박물관 시설과 50여점의 야외 미술작품, 그리고 다양한 문화재를 있을 뿐만 아니라 개성 넘치는 카페와 맛집들이 기다리고 있단다.

개나리와 벚꽃이 어우러진 곳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개울이지만, 1977 대홍수가 일어나 시설이 자갈 토사로 널부러지는 엉망진창이 되기도 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기존 안양유원지에 사형선고를 내린 재해였단다. 결국 상황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는 없었는지 안양시에서는 안양유원지를 시민들의 휴식공간이자 국제적인 명소로 만들기 위해 1999년부터 2004년까지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하여 도로를 새로 놓고, 이렇게 아름다운 하천으로 정비하였단다

안양9경 중 제2경인 안양천은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안양천대로311번길 11 일대의 다채로운 수생식물과 동물, 그리고 철새들이 드나드는 명품 생태하천으로, 하천변을 따라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가 조성된 도심 속의 치유공간이다. 안양천과 학의천이 만나는 곳에는 쌍개울 광장이 조성되어 있고, 안양천생태이야기관에서는 실내외 생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안양천 위에 개설된 다리는 도로이고 개울에는 징검다리도 요소요소마다 곳곳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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