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산들길(義王)

영대디강 2023. 7. 23. 05:03

의왕시에서 조성한 백운호수에서 왕송호수까지 이어지는 11km거리의 '산들길' 중 제3구간은 왕곡동 통미 마을에서 오메기 마을까지 약3.09Km를 왕복하는 자전거 및 산책로 코스이다. 출발지점인 의왕톨게이트 아랫 지점에서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하려고 멋지게 조성해 놓은 능소화 터널을 먼저 만난다.  

한낮의 더위가 섭씨 35도를 오르내릴만큼 폭염과 장마비 폭우로 기후예측이 어려운 요즘에는 자전거 도로 옆으로 조성된 정규코스인 산책로를 따라 땡볕을 머리에 이고 걷기에는 너무 힘들것 같아서, 변칙적인 루트인 산숲 그늘진 백운산 등산로 오솔길로 접어 들었다. 무더위 탓에 산길을 걷는 사람들도 별로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호젓한 산길에서 자주 마주치게되는 거미줄을 머리에 쓴 모자를 벗어 들고 이리저리 헤치며 천천히 걸었다.  

정규 등산로가 아니어서 그런지 이곳 산책로에는 이글거리는 햇볕이 들지 않아서 조금은 어두울만큼 양옆에 빽빽하게 심기워진 나무들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결도 온 몸을 휘돌아줘서 몸이 아주 시원하다. 코로나 덕택에 예기치 못한 한주일간의 자발적 격리로 습관적인 아침 운동을 하지 못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컨디션이 평소처럼 상쾌하게 별로 좋지않고 발걸음이 가볍지 못하다. 

출발지점에서 1.1Km 지점에는 '오메기 가는길' 표지판과 '오전저수지'까지 610m라는 표지판이 나란히 서 있다. 여기서 백운산 정상까지는 1,460m이다. 오늘은 그냥 오전저수지까지 걸으면 매일처럼 걷는 만보의 목표 걸음수를 채울 수 있겠노라는 판단에 오메기 마을 가는길로 향하여 걷는다. 

오전저수지를 만난다. 의왕시에는 농업용수로 이용하던 저수지(호수)가 3 있다. 청계동의 백운호수, 부곡동의 왕송호수는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있지만, 오전동의 오전저수지는 의왕에 사는 사람들도 모를 정도로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저수지의 규모가 너무 작아서 그저 둠벙 수준인데 그래도 의왕시의 3대 저수지로 불린다니 기대에 못미쳐 좀 그렇다. 이곳의 저수지는 제방길이가 83m, 높이 10.7m, 만수면적 1.3ha 저수지로 1961년에 조성된 아담한 곳이다.

오전저수지는 예전에는 오메기저수지로 불리웠는데, 언제부터인가 명칭이 오전동 동네이름에 따라 오전저수지로 바뀌었단다. 이곳은 고요한 산속에 비밀스럽게 자리해 있어서 한낮인데도 시퍼런 저수지의 물은 마치가를 흡입할 것처럼 나도 모르게 빨려든. 2005년에는 저수지 물빼기작업 과정에서 승용차 한대가 가라앉아 있었던 것이 발견됐는데, 속에서 백골 상태인 사체가 나왔다고 보도되기도 했단다. 그래도, 평지형 저수지와는 달리 계곡형 저수지들은 깊은 수심과 차가운 수온, 맑은 물을 지니고 있는것이 특징이며, 제방에는 초록색의 풀들이 제멋대로 엉클어져서 깊은 계곡속의 인적이 드믄 곳이라서 그런지 마냥 싱그럽.

포장도로가 개설되어 있는 저수지 동쪽 방향으로는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멋진 소나무 숲들과 황갈색의 낙엽이 두껍게 깔린 아름다운 백운산이 정갈한 자세로 앉아 있는데, 길죽하게 철망으로 막아놓은 이곳은 사유지로 굳게 닫힌 철문이 다가오지 말라고 안내판 문자로 경고한다. 오전저수지 일대는 두꺼비들의 산란처로 '의왕맹꽁이지킴이대책위원회'에서 매년 3 산란철이 되면 이곳을 찾아 배수로에 빠진 두꺼비들을 구조하는등 보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곳이란다. 

이렇게 시원스러운 바람결에 빠져든채로 상큼한 공기가 맴도는 산속에서 넋을 놓고 길을 걷다보면 아무런 잡생각이 없어진다. 그저 발길이 닿는대로 편안하게 걷는. 갈림길 곳곳에는 이정표와 팻말이 자리잡고 서 있어서 산속에서 헤맬 염려는 없다지만, 등산객들도 그리 많지 않고 정적이 흐를만큼 고요해서 그런지 조금 무서운 생각도 들게 하는 길이다. 인적이 없는 곳을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가볍게 혼자서 걷다 멧돼지를 만날 수도 있으니 가능하면 여럿이서 조심산행을 해야한다고 한다.

이곳 백운산은 산이 높고 산세가 험해 항상 하얀 구름에 둘러 쌓여 있다 한다. 전국에 백운산이 많이 있으며, 가장 높은 산은 정선 백운산(1,426m)이고, 다음에는 함양 백운산(1,279m) 광양 백운산(1,218m), 동강변 백운산(883m), 포천 백운산(903m), 원주 백운산(1,087m), 남원 백운산(903m) 그리고 이곳 경기도 의왕에 자리한 백운산은 567m의 낮은 산이다. 남으로는 수원 광교산과 능선으로 이어져 있고  동으로는 바라산, 우담산, 청계산으로 이어지며, 북으로는 모락산(385m) 이어져 있어 대개 주변 산들과 연계된 산행코스이다. 바라산, 광교산과 능선으로 연결되며 능선 길은 산행하기 좋으며 소나무가 많이 있다.

평소 주변사람들 모두가 코로나에 감염되어 고생해도 나는 규칙적 생활로 면역력이 있어서 괜찮은 줄로만 여겼다. 그러나, 까불면 다친다는 속담 그대로 지난 주일 노마스크로 예배를 드리고 와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주간의 대구 출장계획을 바꿔 5일간의 격리를 택했다. 몸에 특별히 불편한 느낌이라곤 목에서 가래 비슷한게 올라오는거 말고는 어디가 아프거나 특이한 증상이 없이 무증상으로 그냥 편하게 한주일간을 푹 쉬었다. 이렇게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려고 찾아온 코로나19에게 감사한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만난 능소화(凌霄花)하늘을 능가하는 이란 뜻이란다. 능소화는 갈잎, 덩굴성, 목본식물로 담쟁이덩굴처럼 줄기의 마디에 생기는 흡착 뿌리(흡반) 건물의 벽이나 다른 물체에 지지하여 타고 오르며 자란다. 가지 끝에서 나팔처럼 벌어진 주황색의 꽃이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핀다. 꽃이  번에 흐드러지게 피는  아니라 계속 꽃이 지고 나면  피고,  피고 하기 때문에 개화기간 내내 싱싱하게  꽃을 감상할  있다. 다만 개화기간 내내 바닥에 떨어진  때문에 지저분해지기도 쉬워 능소화를 정원에 심은 집이라면 개화기간 동안은 끊임 없이 마당 청소를 해야 한다. 꽃말은 그리움,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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