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정월초하루 설날
그날이 오면
늘 보고 배우며 살아온 습성대로
가족이라는 한덩어리
고향길 찾아 멀고 힘든 어려운 귀성길
아들네 손자네 한 핏줄들 모여들어
원근각처에서 양손가득 설빔을 싸들고
가족의 구심점인 어르신댁에 모여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어른에게 세배하며 복받이 세뱃돈 받아들고
함박웃음 풍성한 설음식으로 배불리며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게 뭇소원이루라는
덕담으로 시작하는 첫날 큰 웃음 하하호호
훈훈하게 그렇게 복되고
설레는 날.
어느새 바뀌어 버린 세시풍속
명절을 이유삼아 나흘간 줄줄이 긴 연휴
가족 모임처아닌 그 어디론가
나만의 공간으로 뿔뿔이 흩어져
재밋는 놀이터 찾아 떠나가고
어른의 구심점이 사라져버린 우리사회엔
설날이라는 오래된 큰 명절 좋은 날에도
가족이 된 댕냥이 품에 안고
너만 있으면 된다는 모습으로 즐겁게 하하호호,
어른아닌 꼰대가 걱정하는 맘 부질없어도
먼 훗날엔 댕냥이들이
세뱃돈 입에 물고 멍멍 야옹대며 크다가
다둥이 후손들도 일익번창하여
국방 교육 납세 근로의 4대의무 다하며
사람에게 섬김을 받는 우상들로
크게 되리라는 믿음가지라며
두고보자며 그렇게
설치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