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떡국 단상

영대디강 2024. 1. 1. 05:05

아침형 인간이라서 나는 매일 새벽 운동 후 혼자서 아침식사를 하는 오래된 습관이 있다. 그런데 오늘은 새해 첫날이라며 떡국으로 함께 하잔다. 마주앉아 떡국을 먹으면서 덕담을 건넨다. "올 해에도 우리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잘 사는게 아이들한테 효도하는 것이니 무조건 건강합시다!" 그렇게 말 하고나서 떡꾹의 떡 하나를 숟가락으로 뜨면서 생각을 해 본다. 이건 한끼 식사인 그냥 떡국이지만, 새해 아침에 덕담(德談)을 나누며 의미있게 먹어야 할 때에는 떡국이 아니고 덕(德)국 이라고 말하면 어떨까?ㅎㅎ

나는 가끔씩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회의를 하기 위해 중회의실(中會議室 )을 찾을 때가 있다. 재밋게 일하자는 목적으로 아재개그를 즐기는 나는  "요즘에 스님을 중이라고 말하면 스님비하라고 할 수 있으니까 여긴 중회의실이 아니고 스님회의실이라고 부릅시다."라며 아재개그를 날리면 젊은동료들이 재미없어도 그냥 웃어준다. 아재개그를 행복바이러스라고 생각한다는 동료는 "그럼, 소회의실은 소가 웃는 곳인가요?"라며 맞장구 바이러그 아재개그로 응대해 주기도 한다. 문득 올해가 갑진년(甲辰年)이니 한 해를 이년 저년하면서 그렇게 말하면, 그건 여성비하라고 따지면 어쩌지?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갑진연이라고 부드럽게 혀를 돌려 말하면 되지 않을까? ㅎㅎ

우리는 흔히 시장에서 어떤 물건을 고르거나 할 때마다 "저 놈이 좋아? 이놈이 저놈보다 좀 더 좋잖아?"라고 통상적으로 아무런 생각없이 그렇게 말한다. 그렇지만 구태여 따지자면 이 말도 역시 남성비하인 용어라고 둘러씌워도 되지 않을까? 그러나 이놈 저놈은 이것 저것 대신에 흔히 사용하는 통상적 용어라서 그래도 되는걸까 싶어진다. 그렇다.  올 해, 나는 시도때도 없이 뱉어내는 말장난 아재개그를 멈추고 갑진년에는 좀 더 값진놈으로 살고 싶다. 우스갯소리를 그냥 그러려니 하고 가볍게 그냥 웃어넘기던 내가 살아온 그 때 그시절과는 세상이 너무도 많이 달라졌다. 말한마디라도 꼬투리 잡히지 않으려면 정말 조심하며 살아야겠다는 새해의 다짐이다. 나잇값하는 한 해! 입 꾸욱~떡!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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